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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Nov 12. 2017

내가 한 발 다가가도 될까요?

좋아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이 노래가 좋다.
이 노래를 함께 좋아할 수 있는 당신이 있어서 참 좋다.

노래를 들으며
감성에 젖어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하고 
아련한 기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옛사람을 추억해 보기도 하는
이런 시간이 좋기도 하다.


온라인상에서 누군가의 글을 스치듯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첫 문장이 눈에 띄어 바로 클릭을 하게 됐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내 취향의 어떤 부분과 일치한다는 것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의 글도 몇 개 읽어보았다. 참, 마음에 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색을 즐기는 것 같고, 감성적이며, 담백하다. 그 문체가 마음에 들었고, 그 생각이 마음에 들었다. 글을 통해서도 마음이 통하는 느낌을 받았다. 내 마음과 같은 글을 보기만 해도 설레고 반갑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글에서 내 마음과 같다는 느낌을 받고도 이리 설레는데 실제 얼굴을 마주하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과 내 마음이 같다면... 이는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처음부터 마음이 맞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다. 내 마음의 지분 중 10%를 상대와 함께 공유하더라도 90%는 다를 수 있고 그 반대로 90%를 공유해도 10%는 다를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맞춰가고 싶어 하는지. 그 마음이 중요하다.
  
한쪽에서 맞춰주거나, 한쪽에서 관계의 성패를 책임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양쪽 끝에서 서로 같이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기 위해 서로가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노력해야 한다. 내 쪽에서 돌 하나 놓고, 당신 쪽에서 돌 하나 놓고. 그렇게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한 지점에서 만난다면 참으로 행복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란 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1. 우리 둘의 마음이 서로 같지 않은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상대가 나와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를 원치 않는다면 이 또한 존중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그대가 싫다면, 끝까지 내가 싫다면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다. 

2. 내 쪽에서 돌을 더 많이 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는 자존심의 문제로 가져가는 사람이기에 그렇다.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지 항상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상대방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부정적인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내 쪽에서 먼저 관계를 철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서 레이더망을 곤두세우고 있다면 절대로 관계가 건강하게 맺어질 수가 없다.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아!'
'나를 우습게 여기는 거야!'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이러한 생각은 나 자신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상대방도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나 자신에 대한 가치를 내가 스스로 인정해줘야 가능해진다. 상대방에 의해 내 가치가 좌지우지된다면, 상대방으로부터 거절을 받거나 버림을 받을까 봐 두려워 더욱더 커다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한 불안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의심하게 만들고 그 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를 강화시키는데, 이런 경우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예상/기대를 하기 때문에 상대를 옥죄는 방식으로 확인하게 된다.


"너는 나 사랑하지 않잖아!", "변했어!", "내가 귀찮지?!"


그러므로 내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허나 이는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기 계발서나 심리학 관련 서적들에서 나오는 자존감 높이는 방법들을 익히며 스스로 노력했을 때 개선이 된다면 참으로 좋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다면 상담사를 직접 찾아갔으면 좋겠다. 나에게 뿌리 깊게 박혀서 내 삶과 내 관계를 힘들게 만드는 낮은 자존감을 상담자와의 관계를 통해 변화시키고 당당하게 관계 맺는 연습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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