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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Jan 02. 2018

[자존심 버리기 2] 1년 뒤, 건강한 사람

16년 가을
어떤 사람을 건강한 사람이냐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http://blog.naver.com/na0914ji/220819397920

17년 겨울
다시 또 같은 질문을 받았다
  
1년이 지난 후 나의 대답은 그때와 사뭇 달라졌다요즘 들어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마음이 정말 건강하구나.’, ‘이 사람 정말 용기 있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람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관계 안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나 상대방이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도 그러하다
  
내가 더 많이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지면 자존심 상해서 안 좋아하는 척 연기를 하고상대방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전에 내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끔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기도 한다
http://blog.naver.com/na0914ji/220970427672


누군가 나에게 서운하다거나 비난할 때도 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기기 때문에 상대방의 표현 뒤에 숨겨진 마음을 듣기 어려워한다네가 나를 비난하니 너의 잘못된 점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단점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터뜨리기도 하고상대방의 말에 맞받아치는 얘기만 한다. ‘너는 안 그래?’, ‘너도 저번에 그랬잖아.’, ‘너나 똑바로 사세요.’ 
  
이 모든 어긋남의 시작은 그놈의 자존심 때문이다
  
자존심을 세우게 되는 배경은 알고 보면 별거 아니다나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고 싶은 마음에 자존심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이전까지 있는 그대로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이렇게라도 자존심 내세워 너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야.’, ‘너는 소중한 존재야.’라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관계에서 그렇게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다.  
  
사실 불안한 마음이 큰 거다.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 봐.’, ‘내가 찌질하면 나한테 실망하고 나를 버릴까 봐.’ 
  
이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 같다그렇기에 누구 하나 지지 않으려고 그렇게 서로 물고 뜯는 거 아닌가 싶다.
  
서로가 특별한 대우를 받고, 확인받고 싶어 하니 이런 경우 한쪽에서 먼저 자세를 낮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그러니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을 용기 있고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너무 어려우니 말이다. 

자존심 세우는 그 모습 뒤에 숨겨져 있는 진짜 내 마음. 내 못난 모습이어도 사랑받고 싶다는’ 그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며 상대방에게 손 내미는 것이다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를 표현하지 않았을 때상대방이 내 욕구를 좌절시켰다고 해서 분노하지 말자못나 보이고 이쁨 받지 못할까 봐 걱정되고 두렵지만 내가 먼저 그 못난 모습을 드러내 보자그러면 상대방도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그렇게 서로가 못나고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으니 더 이상 자존심 세우고 쿨한 '척' 하며 사는. 그 척하는 인생을 멈출 수 있게 될 것이다. 

관계에서 만약 척하지 않고 내 못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면, 이는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 회사, 학교 등에서도 능력에 대해 평가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한 결 편안해지고, 내 능력으로 인해 내 가치나 존재감이 좌지우지되는 좌절스러운 경험을 덜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자유롭게 사는 삶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관계 내에서 솔직한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원 박지선

상시상담소에서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 운영 중. 

홈페이지: 상시상담소(상담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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