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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May 03. 2018

당신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화내면 화낸다고 뭐라고 하고, 또 말 안 하면 말 안 한다고 뭐라고 하고. 내가 뭐만 했다 하면 뭐라고 그래. 나보고 대체 어쩌라는 거예요!”

집단상담 중에 현지씨가 내게 원망하듯 화를 냈다. 현지씨는 집단 안에서 이야기하는 게 점차 두려워지고, 자신이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비난받는다고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집단 안에서 바라는 특정 모습이 있다고 여기며, 거기에 자신이 부합하지 않는 것 같고, 집단 리더인 나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달복달하는 상태였다. 리더가 바라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 모습을 맞추려고 하다 보니 어려운 것이다. 
  
어떻게어떻게.’ 
현지씨는 방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집단 안에서 관계 맺고 있는 상대방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해야 맞는 행동이고 표현인지, ‘어떻게’해야 리더한테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렇게 ‘나’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시간 동안 내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도 그만큼 놓치고 있었다. 그가 얼마나 외롭고 서운한지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정답은 없다. 우리는 모든 상황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기준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 지금 내가 관계 맺고 있는 상대방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우리가 다가가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듣고, 내 마음 전하는 법을 연습하기 위해 집단에 참여한다.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사용해 본다. 
  
그래서 나는 한 개인의 특성에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어떤 모습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상호작용적인 측면에서 지켜볼 뿐이다
  
우리는 대체로 ‘내’가 변하면 관계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어떤 부분이 문제이고,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골똘히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물론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겠다. 하지만 내 문제만 파고든다고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특정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는 그 관계 안에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상대방의 마음과 내 마음을 함께 고려해서 대처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내’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평가될지, 어떤 사람으로 비칠지 고민하며 ‘나’를 변화시키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돌보지 못하게 된다. 과도한 자기 몰입은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말이다. 따라서 에 대한 고민은 이제 그만하고, ‘나와 너의 관계 안에서 우리의 마음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지금 너는 어떤 마음이니?

해원 박지선
상시상담소에서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 운영 중
홈페이지: 상시상담소(상담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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