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행동과 나의 가치를 구분해야 한다지만

넌 나를 사랑하지 않아

by 박지선


상대방의 행동에 서운함을 넘어서서 격분하고, 그 기분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것은 상대방의 행동에 의미 부여를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행동을 그 사람의 몫이나 특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잣대로 나와 연관시켜서 판단하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지기도 한다.

내게 전화하지 않는 것을
"내가 안 보고 싶고, 나를 안 좋아하는 것"으로 해석하거나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그 예다.

단지
상대방은 일정이 바빠서 전화를 못했고, 사랑 표현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데, 그런 이유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상대방 행동의 원인이나 이유를 내 탓으로 돌리게 되니 감정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어린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그러하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달적으로도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로 인해 부모의 갈등 조차도 자신이 나쁜 아이라서, 혹은 내가 잘못해서 부모가 싸운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의 그 유아기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소통을 하지 못한 성인들은 몸은 컸어도 여전히 어린 아이 그때 그 모습의 사고를 하는 것이다.

부모의 갈등과 나의 존재가치를 구분시킬 수 있는 능력은 혼자서 키울 수 없다. 경험적으로 경력상으로도 이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 관계의 장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 내 모습과 상대방, 그리고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겨날 수 있다.

그 사람의 특성과 나의 존재 가치를 구분시키는 것은 꽤나 어렵지만 그 구분이 가능해지면 우리 관계에 파국적인 갈등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해원 박지선
상시상담소에서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 운영 중
홈페이지: 상시상담소(상담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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