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상황 시, 발휘되는 공감능력

내 감정이나 욕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과 욕구 또한 중요하다.

by 박지선
‘나와 꼭 맞는 사람을 만날 거예요’


지난주에는 예전에 상담하던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현재 연애를 하고 있지 않은 그 친구에게 연애를 왜 하지 않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그 친구의 답변은 '내게 꼭 맞는 사람, 나와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답변에 나는 웃음을 지으며, ‘무슨 소리야, 그런 이상적인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건 환상이지’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어느 누구와 관계를 맺든 서로의 다름-서로의 욕구가 바람이 다름-이 존재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현재 그 갈등을 어떻게 잘 해결해가고, 서로의 욕구나 바람을 어떻게 조율해 가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이때는 결정을 하면 된다. 서로가 갈등을 해결할 마음이 있는지 혹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할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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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대상은 대부분 가까운 가족일 것이다. 가족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가 가감 없이 자기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정서적으로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특히, 가족갈등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관계는 부부 사이인데, 부부 간의 갈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자녀들이 있기 때문이다(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어서 부모의 갈등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우울 및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부부관계는 가족의 안정성을 유지하거나 가족 구성원들의 삶의 만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감정 코칭가이자 부부상담가인 John Gottman(1991)은 부부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들 중 69%는 결혼생활 동안 계속 지속되는 문제라고 하면서, 이는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때 중요한 것이 서로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을 다루는 능력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부부는 갈등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알게 되면서 부부관계가 더 친밀해지기도 하고, 혹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게 되면서 부부관계가 단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갈등 자체는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역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즉, 갈등 상황 자체보다 갈등을 어떻게 다루고 해결하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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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일까?


본 논문에서는 갈등해결전략으로 5가지 전략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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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자신과 타인의 기대와 욕구에 대한 관심 낮음).

지배(자신의 기대와 욕구에만 관심이 높고, 타인의 기대와 욕구에는 관심 낮아서 자신의 입장만 주장),

양보(자신의 기대와 욕구에 대한 관심 낮고,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자신의 기대 욕구 억누르는 경향)

절충(자신과 타인의 관심이 중간 정도이고, 서로의 욕구를 부분적으로 충족시키는 방법),

협력(자신과 타인의 기대와 욕구 모두에 관심 높아서, 서로가 만족스러운 방법 찾음).


이 중에서 절충과 협력 전략이 긍정적인 갈등해결전략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이러한 긍정적인 갈등해결전략을 알려주면 이대로 따를까?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건강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특성으로 ‘애착 유형’과 ‘공감 능력’을 들었다.


크게 보면,

<애착 유형>

안정애착유형의 사람들은 버림받는 것이나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갈등을 건강한 수준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성이 있고, 불안정애착유형의 사람들은 그와 반대로 버림받는 것 혹은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각자 부적응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공감 능력>

공감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갈등 상황 시, 자신의 입장뿐만 아니라 타인의 입장 및 감정까지도 고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갈등을 극단으로 치닫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애착 유형이나 공감 능력에 대해서는 익히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진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인의 애착유형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성인들도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특성으로 '공감능력'이라는 것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특성이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135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성인애착척도, 갈등해결전략척도, 공감적 이해 척도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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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형을 제외한, 거부형과 몰입형, 두려움형은 불안정애착유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인데,

불안정 애착 유형의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높은 '공감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갈등 상황 시 건강한 해결방법인 '절충전략'과 '협력전략'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좋은, 누구나 말하는 그 '공감능력' 이라는 것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이는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공감능력은 인지적(cognitive) 공감-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 대해 이해하는 것-과 정서적(emotional) 공감-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정서적으로 함께 느끼는 것-이 있는데, 인지적 공감이야 친밀하지 않은 사이에서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고, 정서적으로 압도되지 않은 상황에서라면 가까운 관계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갈등은 언제나 감정적으로 흥분되어 있는 상황에서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렇게 감정적인 상태로 되어 있을 때 우리의 뇌는 '이성(rational)'과 관련된 능력을 상실하고, 감정만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감정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이성이 살아 있을 때 연습하던 것(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지 라고 되뇌는 것)은 모두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갈등을 잘 해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감정이 압도된 상태에서 나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연습해야 한다. 이러한 연습을 하기에 적절한 상대나 상황이 없다면, '집단 상담'에 참여하여 함께 해보자. 우리는 잘 싸우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거나, 연습을 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전문가나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글은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 '과학자-전문가 준비반(화요일 오전)'에서 양서연님이 발표하신 다음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정진미, 유현실 (2013). 성인애착유형과 공감 수준에 따른 부분 갈등해결전략의 차이. 상담학 연구, Vol. 14, No. 1, pp. 1535-1550.

http://blog.naver.com/na0914ji/220765801306




+ 위의 논문에서 애착 유형은 각각 안정, 거부, 몰입, 두려움으로 분류하였는데, 그 분류 기준은 불안(집착과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친밀과 의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하고자 하는 경향성의 수준에 따라 나누었다.

안정형: 불안이 낮고 회피 낮음.

거부형: 불안은 낮고 회피는 높음.

몰입형: 불안은 높고 회피 낮음.

두려움형: 불안은 높고 회피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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