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에는 몇 달 뒤에 하루라도 일을 나가겠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엄마와 떨어지는 순간이 아이에게는 좋지 않다고 했다. 아이들 상담해봐서 알지 않냐며 엄마의 부재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들을 열거했다. 나는 당연히 주말엔 아빠가 아이와 함께 있으니 내가 일을 나가도 괜찮다고, 아빠도 부모역할을 할 시간을 갖고 얼마나 좋냐고 이야기했으나 이는 나의 욕심이 만들어낸 좋은 핑계일 뿐이라는 식의 답변을 들었다. 이런 피드백은 누군가 한 사람의 반응이 아니었다. 백이면 백. 모두가 똑같이 반응했다. 그들은 내가 엄마로서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것처럼 묘사했다.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를 하고 싶다고 할 때도 모두가 만류했다. 친정엄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분만을 한 아기들이 출산하는 과정에서 유산균 샤워를 하기에 장내 좋은 유산균을 갖게 된다고 하고, 온몸을 자극을 받게 되니 뇌 발달에도 좋다며 나를 설득했다.
출산 전, 수유 방법에 대해서도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난 모유수유에 대한 열망도 없었고 그냥 그 당시에 가능한 방법을 하면 되겠지 하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런 내 태도에 대해 준비가 안된 엄마라며 놀리듯이 이야기했다.
커피나 달달한 디저트를 좋아하여 하루에 1 커피, 1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도 그런 음식들이 아이의 아토피를 유발한다며 멀리하라고 했고, 슬픈 영화를 볼 때는 태교에 좋지 않다며 만류했다.
출산 한지 얼마 안 되어서 외출을 감행하자 찬바람 쐬면 뼈에 바람든다고 하고, 아이와 너를 위해 그새를 못 참냐며 나의 바람든 마음을 이상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 외에도 신기한 일들이 많았다. “아기에게 안 좋아.” 이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난 상당히 이기적인 엄마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단지 즐겁게 육아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그 행동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 항상 생각하면서 결정했다. 그저 잠깐. 지금 너무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열정을 불태우다가 점차 피곤해져서 아이에게 짜증 내는 그런 비일관된 부모는 하기 싫기 때문에 그러했다.
나는 나의 아이와 즐겁게 지내고 싶다. 내가 많은 것을 감내하고 희생하며 지내다가 아이에게 보상받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물론 나보다 더 완벽하게 좋은 엄마들을 보면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매순간 우유부단하게 흔들리며 그들을 따라 하려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내가 결정하고 선택한 양육방식에 대해서도 이 방법이 맞는가? 내가 잘못 양육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행동하나? 아기가 나 때문에 잘못된 건 아닌가? 하루에도 몇 번씩. 줏대 없이 흔들리기 때문에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고 결정하는 일들이 틀리지 않았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선 그게 최선이라고.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줘야 한다.
앞뒤 맥락 파악하지 않고 다짜고짜 “아기에게 안 좋아.”라는 말이 엄마에게는 얼마나 큰 바람을 일으키는지 말하는 당사자는 모를 것이다. 아기에게 자그마한 뾰루지만 생겨도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며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하는 그 어미에게는 그 말이 두고두고 비수로 남는다. 남의 말이지만 내 입으로 내게 상처를 준다. “아기에게 나쁘게 했네. 난 나쁜 엄마야.”
조언도 좋고 도움도 좋고. 다 좋은데 평가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그 누구보다 내 아이는 내가 더 걱정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니까. 아이에게 일부로 안 좋게 하고 싶은 엄마가 어디 있겠냐 말이다.
그리고 뻔한 말이지만 진짜 진리의 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그 말을 명심해야 엄마와 아이 관계가 건강하게 맺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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