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우울하다. 아기와 티키타카가 되면서 재미도 있고 한참 이쁜 짓도 많이 해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은데, 그만큼 자기주장도 많아지고 스스로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면서 힘에 부치는 일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이 쪼꼬미가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몸 움직임이나 말 표현이 그에 걸맞게 발달이 되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한가 보다. 소리도 엄청 질러댄다. 어후. 신나면 신난다고 소리 지르고 답답하면 답답하다고 소리 지르고. 미칠 지경이다.
기쁨과 고통이 공존하는 육아를 하고 있는 요즘 아이가 떼쓰는 그 자체보다 더 힘든 게 우울감이다. 요즘 부쩍 더 우울해지고 몸이 쳐지고 근육통까지 느껴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내 우울감에 일조한 사건이 무엇인지 도통 선명하지 않아서 더 답답했다.
그러다 어젯밤 아기와 함께 저녁을 먹다가 아기가 힘을 주는데 그 타이밍에 나도 시원한 깨달음이 왔다. ‘아, 이거구나. 내가 내 시간을, 내 삶을 통제할 수 없는 이 상황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구나. 밥 한 끼를 편하게 먹지 못하네.’
밥 먹다가 똥치 우거나 낮잠 자는 아기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 급하게 먹어야 한다. 육아하면서 밥 먹는 속도는 빛보다 빨라지는 것 같다. ㅋ. 게다가 보고 싶은 티비를 보다가도 아이가 깨면 멈춰야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아기와 함께면 어디든 출입이 어렵다.
내가 내 시간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없다. 그 통제감 상실이 1년이 다 되도록 회복되지 않자 더더더더더 침울해진다.
남편은 내가 부럽다고 말한다. 나는 동네 엄마들 만나면서 회포 풀기도 하고, 주중에 엄마가 와서 수다도 떨고 기분 전환하는 시간을 가져서 부럽다고. 본인은 회식을 하든 골프 약속을 가든 전부 일의 연장이고, 서울 와서 만난 친구들과는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답답한 마음 풀 데가 없다고 말이다.
물론, 각자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그리고 외벌이로 혼자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느라 정말 많이 힘들고 부대끼겠지만. 모든 일상을 아기를 데리고 행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정말 모르는 것 같아서 속이 터졌다. 일의 연장 같은 소리 하고 앉았네. 썅.이라고 말한 뻔했으나 참았다. ㅋ
아기 없이 가벼운 몸으로 외출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가고 싶은 장소에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이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은데 참. 쉽지 않다.
#육아 #기쁨과고통이공존하는육아 #숨막히죠 #숨쉬러나가야해요 #그래야살지요 #곧출동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