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내 ‘일’로부터 더 멀어지는 느낌이다. 아기가 커가면서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하게 되고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사회로부터 동떨어진 느낌이 이따금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내가 나중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필요한 곳이 있을까. 걱정도 됐다.
반면, 아이와 함께 하는 이 시간에 너무 적응을 잘해서 놀랍기도 했다. 성과를 이루고 경력을 쌓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새롭다. 지금처럼 아이와 같이 있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아이와 함께 하면서 어떤 때 행복한지 질문을 받았는데 즉각 대답이 나왔다.
‘기어서 나한테 올 때요! 그때 기분을 뭐라고 해야 하나... 환희가 느껴져요.’
혼자 놀다가 엄마가 어딨나 찾으러 올 때. 엄마가 옷 정리하러 침실에 가면 침실로 따라오고, 설거지하면 부엌으로 구경 오고.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움직이니 너무 재미있다. 요즘이 말로만 듣던 그 육아 황금기인 것 같다.
이 시간이 왜 이렇게 행복한지. 어찌 이렇게 적응을 잘하는지. 인정받는 일을 안 해도, 다른 사람들의 찬사를 듣지 않아도 왜 나는 괜찮을까. 아이와 함께 생활하며 어찌 내 마음은 이렇게 충만할 수 있을까. 일하는 게 싫었나? 부담스러웠나? 아니면 아이가 주는 기쁨이 이리도 큰 걸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드는 걸까? 나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 분명하게 설명을 못하겠다.
단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이 있다. 아기가 나와 눈을 맞추고 웃음을 짓고 소리를 낼 때 즐거움의 비명이 나온다. 보들보들한 손으로 나를 쓰다듬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짧고 가는 팔로 내 목을 감싸면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 따뜻한 몸으로 나를 안아주면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 아기와 함께하면 내 마음도 따뜻하고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진다.
물론, 토요일에 일 하느라 같이 안 있다가 일요일 아침에 볼 때 제일 예쁜 게 사실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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