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기나긴 싸움

by 박지선

이번 주 내내 육퇴 후 술 한 잔씩 했다. 재미있는 게 너무 없고 지루한데 어떻게 풀 도리가 없고 충족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알코올에 의존해서 그나마 피로를 풀었다. 머리 쓰는 활동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책 읽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정신노동이 필요한 활동은 외려 더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즐겁지 않았다. 티브이 프로그램을 봐도 재미있는 게 없었다.

밖으로 나갔다. 운동량이 부족해서 얼마 전에는 걷기만 해도 힘들었는데, 그날은 걷는 행위로도 해소가 안 되었다. 거의 1시간가량 뛰었다. 땀이 나고 숨이 찼지만 기분이 상쾌해지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좁은 집에서 아기랑 부닥거리며 똑같은 동선을 왔다 갔다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났다가를 수시로 한다. 그 답답한 움직임이 나를 지치게 한다. 뭐 하나 하려고 해도 아기에게 설명을 해주고 협조를 바라며 행동하는 게 힘에 부칠 때가 있다.

끼니까지 매번 챙기다 보니 더더더 지쳐갔다. 육아 관련 글을 쓰며 뭐 이렇게 매일 지치고 우울하다고 징징대는지. 나도 행복한 이야기들을 써 내려가고 싶지만 아기가 커 갈수록,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질수록 나는 더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너무 유별난가? 나만 너무 아기와 매일 같이 있는 것을 지루해 하나? 나는 왜 이러지?
가끔씩 드는 생각에 멈칫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타일러 본다.

사람마다 다르다고.
그리고 내가 이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고 아기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유별난 엄마라도 괜찮다고
나에게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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