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남편이 그랬다. 내가 파마와 염색을 안 해도 되는데 왜 하는지. 본인은 밖에서 사람들 만나는 사람이니까 파마를 하고 외적으로 꾸며야 하지만 난 그렇지 않은데 왜 그런 큰돈을 들이냐는 것이었다.
결국 잠깐의 다툼으로 대화가 끝났고, 그다음 날 밤이 되어서야 남편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밤에 이야기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당신이 집에만 있으니 하지 말라는 무시하는 말이 아니었다며, 파마든 염색이든 원하면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엄마에 대한 무시가 아니면 대체 무엇이었는지 여전히 미덥지 않지만, 남편이 하는 말에 그랬냐며 넘어갔다.
여전히 남편은 나를 의아해한다. 피곤하다고 하면서 왜 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 여러 번 강조해서 나는 이야기했다. 몸이 피곤해서 체력을 충전해야 하는 때도 있지만, 기분을 환기시켜야 할 때가 있다고. 그럴 땐 그림이나 글을 끄적이고 보고 싶은 책을 보거나 영상을 봐야 기분이 나아진다고 말이다. 나는 엄마 역할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고 소리 높여 이야기한 적도 있다.
물론 그때마다 역할이나 기계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을 만나면 또다시 언급한다. 정말 이해 안 되는 게 피곤하면 잠을 자지 왜 다른 걸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한 번은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피곤하면 잠을 자지 왜 티브이를 봐? “나는 머리 쓰느라 피곤했으니까 머리 식히는 중이야.”
차별적인 언행을 빈번하게, 그리고 뼛속까지 박혀있는데도 여전히 잘 모른다.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순간을 접하게 될 때마다 마음이 어려워진다.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복잡해진다.
여전히 혼자만 고생하고 싶어서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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