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모습을 직시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도, 다시는 범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기억날 때마다 상기하고 기억하려 하고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나도, 남편도 사람이기에 또다시, 번복할 수 있는 실수. 그것도 아주 큰 잘못이었기에 두고두고 곱씹는다.
우리 부부가 이혼 이야기가 오가고, 남편이 상담을 받기 시작하고, 내 모습을 직시하게 된 갈등이 있었다.
그 갈등에서 남편과 내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남편과 나의 비아냥 거리는 말들이 오고 가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돌이 채 안된 아기는 식탁 의자에 앉아 가만히 눈만 꿈뻑거렸다. 빈정거리는 내 태도에 남편이 큰소리를 내었고 아기는 울기 시작했다. 우는 아기를 향해 남편은 소리를 더 크게 냈다.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이다.
나중에 이야기를 나눌 때 남편은 나에게 할 말을 아이에게 했다고 말했다.
나도 당당하지 못하다.
돌 전후에 아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많이 시달리는 상황에서 심신이 지친 남편 또한 협조하지 않고 누워만 있을 때
나 혼자 있을 때 아기를 대하는 모습과 사뭇 다른 표정으로 아기를 대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한숨지으며 아이를 탓하는 내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아기의 짜증은 아기와 나 단둘이 있을 때는 충분히 커버 가능한 강도였다.
하지만 남편과 같이 있을 때는 다르게 반응했다.
남편에게 향한 나의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아기를 이용했다.
우회적으로 아기에게 짜증을 내며 남편이 불편해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두고두고 그때 지었던 한숨이 마음에 남는다.
시리다.
부부간 위기가 오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이 자식이다.
상대 배우자에게 향할 화가 제일 약자인 자식에게 향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그때의 싸움 이후로
우리가 갈등 중이더라도,
아기 앞에서는 큰소리를 내거나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거나
행여, 배우자에게 기분 나쁘다고 아기에게 냉랭하게 대하는 일을 삼가는 중이다.
이미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아기를 희생양으로 삼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많은 부부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의 부끄러운 모습도 드러낸다.
이런 경험들 많지 않을까?
다들 알지만 감정적인 상황에서 컨트롤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조절이 안된다면 부모가 먼저 상담을 받아야 한다.
명심해야 한다.
나 또한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가 될 수 있다.
크든 작든. 정서적이든 신체적이든 경제적으로든.
아주 쉽게. 그 무엇으로라도 자식을 압박할 수 있다.
덧. 의견이 맞지 않아 작은 다툼이 생기더라도
아기에게 꼭 설명해준다.
엄마 아빠가 싸워서 무서웠냐고 묻고 공감한다.
그리고 화해하게 되면 꼭 아기 앞에서도 이야기해준다.
아기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나이더라도 그 수준에 맞춰 최대한 이야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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