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오천 번

by 박지선

아기가 자기 뜻대로 안 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칭얼거리며 울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제는 ‘—-마’ 소리도 얼추 비슷하게 내기에 “도움이 필요할 때 ‘엄마’라고 부르면 엄마가 얼른 달려가서 도와줄게.”라고 말했다.

칭얼거릴 때마다 몇 번 반복해서 알려줬더니 금세 울지 않고 ‘엄마’라고 부를 수 있게 됐다.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아기가 “엄마!”라고 나를 부르면 지체 없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던 전혀 개의치 않고 바로 달려갔다.
“ㅇㅇ이가 엄마를 부르면 엄마는 바람같이 달려가지이!!!”


엄마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생긴 아기는 스스로 너무 뿌듯했던 것 같다. 그 뒤로 미친 듯이 엄마를 불러댄다.

이제는 도움이 필요치 않은데도 저 멀리서 엄마를 부르며 달려온다.
어떤 날은 하루에 오천 번도 더 들은 것 같다.
“어어어!!! 엄마 여깄어. 왜왜왜. ㅇㅇㅇ의 엄마 박지선입니다만 왜요 왜요 왜요!!!!”
아기는 깔깔깔 웃는다.

이제는 잠자다 뒤척이며 울 때도 으앙~하고 울지 않는다. ‘엄마~~’하며 운다.

이전에도 나는 엄마였는데
아기가 나를 엄마라고 불러주니
특히 잠결에 엄마를 부르니
기분이 묘하다.
더 많이 애틋해지고 더 많이 부담도 된다.


#내가엄마? #그래나는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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