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외감을 자주 느꼈다. 다들 친한 것 같은데 나만 혼자 있는 것 같고 자기들끼리만 친한 것 같은 그런 느낌. 같이 있어도 외롭고 혼자 있으면 더 외로웠다. 먼저 말 걸어 친구를 사귈 능력도 없고, 누군가 다가오게 할 만한 매력도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떠올려보면 학창 시절에 친구가 없던 적은 없었다. 학창 시절에 내게 다가오는 친구는 항상 있었고, 그 친구들과 중학교 내내, 고등학교 내내 같이 다니며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더 많은 친구를 사귀는 방식이었다. 대학에 가서는 나를 예뻐해 주는 언니들과 나를 놀리는 오빠들 틈에서 나름 즐기기도 했다. 항상 무리 속에 끼어있었고 어울려 다녔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나는 여전히 외로웠다. 잘 지내다가 문득 혼자 있다고 느껴질 때 고등학교 때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는 네 이야기를 잘 안 하는 것 같아.”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 들었다. 꽤 오랫동안 계속 이해하지 못했다. 그 이후 8년이 지난 뒤 집단상담을 참여하면서 그 말을 한 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말했는지 이해가 됐다.
나는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거의 말을 안 했던 것 같다. 우리 엄마 아빠는 얼마나 싸우는지 그럴 때 나는 어떤 기분인지, 친구들과는 어떤지, 뭐가 어렵고 불편하지.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는 수다쟁이었는데 무슨 말을 떠들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시답잖은 말들과 웃기지도 않은 농담들만 했던 것 같다.
나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느꼈을 것 같다. 그래서 같이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철저히 혼자라고 생각하며 소외감을 느끼며 살았던 것 같다.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누구와도 나누지 못해서 느끼는 소외감이었던 것 같다.
상담자로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도 나처럼 남과 소통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나누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이나 공동체적 유대의 결핍으로만 초래되지 않는다. 남들이 내 말을 들어주거나 이해해주지 않을 때도 우리는 외로움을 느낀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칼 융의 통찰처럼 말이다. “외로움은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중요해 보이는 것을 남과 소통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관점을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을 때 느낀다.
<고립의 시대 p. 7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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