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담자로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교육을 받아왔다.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을 채우는 수준을 넘어서 나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전문가에게 슈퍼비전을 받고 수많은 교육을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본보기가 될 만한 좋은 상담자의 태도였다.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난 좋은 상담자의 태도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배움의 자세가 아주 탁월했다. 나도 내가 상담을 잘 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지내왔었다. 특히 아동상담 셋팅에서는 매출도 잘 올려서 대표의 신임도 얻기도 했다.
문제는 누다심센터에서 상담자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개인상담에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내담자들은 내 말에 잘 따랐고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단상담은 달랐다. 여러 명의 집단원들은 하이애나처럼 나에게 달려들었고 피상적이고 권위적인 내 모습을 힐난하기 시작했다. 인정욕구가 강했던 나는 있는 힘껏 우위에 있으려 노력했다. 이미 솔직한 마음을 주고 받으며 동등한 관계를 연습해오던 집단원들은 그런 나를 상담자로 취급하지 않았다. 이제까지 대우 받던 상담자가 아닌 머저리 병신 취급받으니 매일 진빠져 집에 돌아갔다.
편안하게 상담해오던 시절은 다 끝났다. 누다심 센터에 있는 내담자들은 상담자를 모셔야 하는 윗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관계를 맺어야 하는 한 사람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들의 솔직한 마음을 묻고 듣기 위해서는 나 또한 내 솔직한 모습으로 임해야 했다. 내가 그토록 숨기며 살고 싶어하던 ‘말 못하는’, ‘똑똑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 말이다.
똑똑하지 않은데 인정욕구 강했던 상담자 박지선은 열심히 슈퍼비젼을 받고 교육을 받으며 더 많은 허세를 어깨에 가득 싣고 상담에 임했었다. 내가 설명해주면 고개를 끄덕이고, 내 덕분에 삶이 편안해졌다고 이야기하는 내담자들의 말을 들으며 ‘역시 나는 괜찮은 상담자다.’라며 자위하고 여유 부리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삶과 내 상담은 따로 놀고 있었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와 내담자와 맺는 관계는 너무 상이했다. 난 내담자 앞에서만 강했고 잘났었다. 내 인정욕구를 상담 관계에서 채우고 있었다.
누다심 센터에서 상담자로 근무하면서 상담자 박지선은 많이 달라졌다. 상담자 박지선은 그냥 인간 박지선이 되어갔다. 그래서 내 상담은 내 삶과 닮아있다.
누다심 센터 상담자들의 특징이다. 그들의 상담은 그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 세상을 대하는 태도. 이 모두가 가까운 가족이든 내담자이든 별반 다르지 않게 적용된다.
내담자에게 욕 먹어 본 적 있는가? 당신의 상담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날 위해 상담자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냐며 비난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가식떨지 말라고 들어본 적 있나? 당신의 삶은 당신이 하는 말대로 살고 있느냐 책망 받은 적 있는가?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면 당신은 착한 내담자들만 만나왔으며, 내담자들이 착하게 굴도록 종용한 책임이 있으며, 내담자의 돈과 시간을 해먹은 도둑과 다르지 않다. 당신도 알게 모르게 상담자의 권위와 체면을 중시하며 그 위치에서 내려오기 싫어 멋진 언행들로 포장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당신이 상담자라면 내가 상담자로서 어떤 모습인지, 내가 내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내담자에게 솔직하게 들을 용기조차 없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 보기를 바란다.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상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안전한 상담을 추구한다며, 상처주지 않는 상담을 추구한다며 누다심 센터를 굉장히 방어적이고 폭력적이며 편협한 사람들로 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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