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때도 남편과 나는 모습이 다르다. 남편은 점잖게 있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방정맞게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격식 갖춰야 할 때는 몸가짐을 다소곳하게 가다듬지만 놀기로 작정했을 때는 점잔 빼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놀고 싶으면 마음껏 논다.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나라고 평생 자유분방하게 놀았던 것은 아니었다. 나도 한때는 사람들 앞에서 내 흥을 드러내기를 꺼렸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20대 초중반까지는 친한 친구들과 놀 때를 제외하고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지 않았다. 몸치, 음치, 박치인 내 모습이 밝혀지는 게 싫었다. 춤과 노래 실력이 뛰어났다면 남들 앞에 서기 좋아했을 거라 스스로 변명도 했었다.
20대 후반에 집단상담에 참여하면서 나는 조금씩 달라졌다. 시선의 족쇄에서 나를 풀어주기 시작했다. 내 감정을 자유롭게 느끼며 표현했던 것이 시발점이 되어 내 삶 전체에 변화를 주었다.
그렇게 부끄럼 아닌 부끄럼을 타며 스스로를 억제하며 살았었는데 그 물꼬가 트이자 그때부터 굉장히 자유로워졌다. 내 생긴 대로 살 수 있게 되었고 단순히 즐기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됐다. 잘하든 못하든 그냥 내가 좋으면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니 사람들 앞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게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고, 흥나는 대로 흔들어 젖히니 더 신이 났다. 자유에 자유가 더해졌고 흥에 흥이 더해졌다.
물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실수할 때도 있지만, 시선에 얽매여 살 때보다 더 잦다고 볼 수 없으니 문제 될 건 아니다.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실수할 몸이니 말이다.
#심리상담 #집단상담 #남에게피해가지않는선에서즐겁게살자 #남에게피해주지않는선에서자유롭게살자 #함께흔들어제껴볼래요? #코인노래방 #누다코 #혼코 #너무나도다르지만우린부부 #그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