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로가 성적 친밀감을 원했던 걸까?

by 박지선

'나 사랑해?‘

'응, 사랑해.‘

'아니,, 나는 못 믿겠어'


연인 관계, 서로 사랑하는 관계에서 사랑만 해도 부족한데,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 믿지 못해 그의 사랑을 확인하고자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있다. 오히려 상대방의 애정을 신뢰를 하고 싶고, 믿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만큼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것인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언제 변할지.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그 사람이 나를 버리지 않을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생기면 그 마음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관계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져가고, 관계가 깨지지 않기 위해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관계의 친밀감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도 날 사랑해 줄 거야?’라는 마음으로 화를 내거나 매정하게 하기도 하고, 매달리거나 의존하기도 하고, 그 둘을 한꺼번에 하기도 한다. ‘이런 나라도 끝까지 사랑해줘’라는 마음이 진짜 마음인 것이다.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사람마다 각자 다르기도 하다. 어떤 이는 눈빛만 봐도 확인이 가능하고, 말보다는 행동을 보기도 하고, 혹은 스킨십이나 애무를 통해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 유형을 나눠보자면 성인들의 애착 유형에 따라 사랑을 확인하고 연인과 관계 맺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어린 시절에 '안정애착'을 형성한 사람은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갖고 있고, 누가 더 사랑하는지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에 건강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며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images (2).jpg

그런데 문제는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부적응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게 되고, 그들만의 유니크한 방식이 있다.

불안정한 애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불안애착'과 '회피애착' 유형으로 나뉜다.

불안애착은 상대방의 거절에 대해 민감하고 유기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끊임없이 관계에 대한 확실감을 얻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오히려 상대방과의 관계 갈등을 증가시키게 된다.

회피애착의 사람들은 너무 친밀해지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방이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하면 이를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등 일정 거리를 두려고 한다.

애정을 확인하는 방법 중, 우리는 스킨십을 빼놓을 수가 없다. 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성적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연인 관계에서도 성적 친밀감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다운로드 (12).jpg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어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만, 신체적으로도 사랑을 확인하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 자체를 나도 원하고 상대방도 원하는 같은 마음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상대방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응하거나 상대방의 말에 순응하지 않으면 내가 버림받을까 봐 성적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불안애착을 형성한 성인은 상대방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서적 친밀감을 증가시키고 상대방으로부터 관심과 승인 그리고 확신을 얻기 위해 성적인 행동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상대방의 정서적 관여와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성행동을 통해 이를 충족시키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정서적 친밀감과 성적 친밀감의 혼돈을 갖게 되기도 하여, 이후에 자신의 욕구에 대해 명확하게 알기 어려워진다.

회피애착을 형성한 성인은 상대방과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해 성적 행동을 하지 않거나 감정이 결여된 단기간의 우발적인 성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처럼 원하지 않은 경우에도 상대방의 성행동에 순응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결국에 그들이 바라는 관계의 만족도가 충족되고 향상이 되는 건지 아래의 연구자들은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고자 하였다.



noname0111.jpg

20세 이상의 연인 중 62쌍을 대상으로 '성 관련 행동 및 성관계 빈도'를 알아보았고, '이성관계 애착(안정/회피/불안)', '이성관계만족도(전반적 만족/정서적 의사소통/문제해결 의사소통/공유시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남자의 경우 원하지 않는 성행동에 응한 것이 관계의 만족도와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는데, 여자의 경우 원하지 않는 성행동에 응할 경우 관계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표3.jpg

남성의 경우, 불안애착을 형성한 경우 관계 만족도가 낮았지만, 애착유형과 원하지 않는 성행동에 응낙하는 것과 관련이 없었다.

표4.jpg


여성의 경우 불안애착을 형성한 사람일 경우, 관계만족도가 낮고, 원하지 않는 성행동에 응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회피애착일 경우 관계 만족도는 낮았으나 원하지 않는 성행동에 응하는 경우와 관련이 없었다.



관계만족도.jpg

[그림 2] 또한 여성의 경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대방의 성행동에 대해 응낙을 할 경우 오히려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더 증폭되고 만족도는 낮아지게 되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관계 만족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여성의 관계 만족도가 높아지면 남성의 관계 만족도가 낮아지고, 남성의 관계 만족도가 높아지면 여성의 관계 만족도가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만한 것이, 연인의 관계 만족도의 차이가 왜 증가되는 것일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아마도 자신 스스로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를 충족시켜나가는 것의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즉, 연인 간의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 서로의 진짜 마음에 대해 알아가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또한 관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관계에 대한 개인의 불안감을 낮춰줄 필요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감을 높여줄 필요가 있겠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감을 스스로 형성하기에는 어려우니 관계 내에서 내 생각과 감정들에 대해 표현하고, 이에 대해 수용 받는 경험을 하며, 타인과 갈등 상황에서도 버림받거나 버려지는 경험이 동등한 관계를 경험할 필요가 있겠다.



위의 논문은 ‘과학자-전문가 준비반(월요일 오전)’에서 장동혁님이 발표하신 다음의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음.
안지인, 고영건 (2014). 성인의 원하지 않는 성행동 응낙과 애착이 이성관계만족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여성, 19(3), 233-251.




과학자- 전문가 반에 함께 하고 싶은 경우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blog.naver.com/na0914ji/220765801306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PTSD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해마의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