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단둘이 캠핑을 간다. 하룻밤 잘 예정인데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 다음날 날씨가 좋다는 말에 전날 밤 즉흥적으로 예약하게 됐다.
캠핑을 해본 적도 없고 준비한 장비도 없고 알아본 정보도 없이, 그냥 캠핑장 예약만 덜컹했다. 물론, 타프, 텐트, 매트는 캠핑장 예약하며 대여 신청도 해놨다.
굵직한 것(텐트)은 미리 준비해 뒀으니 그 외에 소소한 것들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고, 몰랐던 게 있다면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 편했다. 게다가 집 가까운 캠핑장이라 정 안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생각에 불안하지 않았고, 마트가 주변에 있다는 생각에 걱정 안 했다.
그리고 내가 여유 있는 태도를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컸기 때문이다. 이제는 말도 통하고 생각도 하는 나이라,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긴장하지 않게 된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고 아이 네가 엄마를 도와줄게 무엇인지 알려주면 곧잘 협조한다.
갑작스러운 문제 발생에 아이 앞에서 당황도 많이 하고 짜증도 많이 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해결하기도 해결 못하기도 했다. 결과가 어찌 됐던 그 상황에 같이 있었다는 걸로도 아이는 만족스러워하는 듯 보였다. 본인이 무엇을 해냈는지 뿌듯해하고, 실망하는 엄마를 위로해 주기도 하고, 미래를 새롭게 계획하는 것 보면 말이다.
문제 해결해 가는 그 과정 자체가 아이와 내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재가 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어찌 됐던 시간은 때웠으니까. ㅋㅋ
두 돌이 되기 전에는 단둘이 놀러 갈 때 이동 경로를 머릿속으로 미리 그리고 아이의 식사 수면 배설 시간에 따라 어디에서 머무를지, 아이 컨디션은 어떻게 조절해 줄지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압박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아이가 커가면서 혼자 하는 게 많아지니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체력 낭비도 덜하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심리적인 긴장감이 사라져서 편해진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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