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많이 커서 이제 숨통이 트인다. 몸도 마음도 가볍다.
어제는 주차를 하다 옛 생각이 났다. 아이가 세 돌 가까이 됐던 거 같은데 무슨 일인지 아이가 주차하는 내내 소리 지르며 울어댔다. 울음이 그칠 때까지 기다릴 요량이었는데 도저히 그치지 않고 우는소리는 점차 커졌다. 아이 울음소리에 속이 터질 듯하여 나도 운전석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소리 지르고 나니 마음이 진정됐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나고 나서는 힘들었던 기억보다 기분 좋은 기억이 더 많았는데, 그리고 그때는 몸이 힘들었다는 기억도 별로 없었는데 지하주차장에서 아이와 함께 소리 질렀던 그때가 떠오르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건강하지 못했구나 싶었다.
언제부터 내가 약을 먹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난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나 몸이 편해졌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생리 기간 전에는 평상시와 다르게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내가 너무 힘들었다.
병원에 내원해서 pms(생리전 증후군) 약을 처방받았다. 살 것 같았다. 지금은 생리 기간 2주 전부터 먹는다.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 몸은 여전히 쳐지지만.
지금도 출산 후 체력 회복이 많이 됐다며 자신하지만 몸 회복이나 체력이 급격히 안 좋아진 게 간간이 느껴진다. 몸 상태는 곧 정신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 정신건강도 맛이 갔겠지 싶다.
임신과 출산 중에 여자들의 몸이 생각보다 크게 손상된다. 손상된 몸으로 아이를 케어하다 보니 회복할 여유가 없다. 더 악화될 일만 남았을 뿐이다. 아이를 낳고, 나처럼 양육까지 주로 맡아 하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본인의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자꾸 짜증 나고 화를 내게 된다 해도 자책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다들 그러니까. 그게 정상이니까. 몸이 망가지면 정신도 제자리 찾기 어려운 거니까.
주변 친구가 그러더라.
여자들 인생의 반은 환자로 살아가는 거 같다고.
맞는 말 같다.
주변 가족들이 이를 알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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