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기간이 5일. 그전부터 증상이 나타나서 힘든 시기까지 계산하면 나는 대략 14일 동안 생리 전 증상들 때문에 고생한다. 졸리고, 피곤하고, 더부룩하고, 신경과민해지고. 얼마 전부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서 어떤 달은 증상들 없이 편안하게 지나갈 때도 있다.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린 듯 신기했다. 허나, 약 효과가 이전과 다를 때도 있다. 매번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는가 보다. 신체 반응이 참 변덕스럽다.
생리가 시작한 그 기점부터 대략 2주 동안은 상냥한 엄마다. 아이한테 화낼 일이 거의 없다. 내가 화를 안 내서 그런지 아이도 더 협조적이고 대체적으로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다음 2주 동안은 평상시에 별일 아니라 치부했던 것들에서도 화가 난다. 짜증스러운 표정과 말투. 내가 과민해지니 아이도 더 징징거리는 듯 느껴진다. 내가 봤을 땐 아이도 내 변화에 따라 2주 텀으로 마냥 해맑은 사랑스러운 아이였다가 징징거리는 떼쟁이였다가를 반복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미 내 몸 상태에 따라 객관성을 잃은 상태일 테니 내 시선이 얼마나 타당한지는 모르겠다. 허나, 분명한 건 생리 주기에 따라 아이가 몹시 예뻐 보이기도, 몹시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복에 나도 힘들다.
내가 여자로 태어난 이상, 난 아이에게 일관된 태도를 보이기 몹시 어려울 것 같다. 감정을 조절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생리주기 전에는.
아이가 좀 더 커서 나에게 화를 자주 내는 엄마 때문에 불안해서 힘들었다고 따지게 되더라도, 아이가 말 좀 고상하게 할 수 없냐고 못마땅해 해도 아이의 그 마음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아도 나 같은 엄마 싫을 것 같다.
#반성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