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힘이 안 나면 대책 없이 책을 읽는다

by 나이현

아무것도 재미가 없어 침대와 한 몸이 되고 싶은 날이면 나는 무턱대고 책을 읽는다. 유튜브에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 머리맡에 두고는 머리카락을 늘어놓고 누워 책을 읽는 라푼젤이 된 것처럼 한 페이지씩 넘긴다.(결국은 침대와 한 몸이 되고 말았다.) 참으로 대책 없는데 나는 이 방법으로 몇 밤을 거뜬히 보내왔다.


활자를 눈으로 짚어본다는 건 사실 조금(아니 꽤 많이 일지도) 피곤한 일이다. 처음 펴본 책이 나의 무료함을 채워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지루해질 만큼은 읽어봐야 아는 법이니까. 그럼에도 나는 다른 것들 두고 가장 먼저 책을 든다. 플레이리스트는 나만의 특별한 기준으로 결정한다. 대게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가사 없는 사운드트랙이나 클래식이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가의 곡 리스트를 뽑아 듣기도 한다. 음악은 생각보다도 훨씬 나에게 주는 느낌과 분위기라는 게 있다.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서도 음악을 들으면서 무언갈 같이 하는 것을 즐기는 나는 무슨 음악을 들을지부터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문득 다른 것을 해낼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좋은 문장을 필사하고 싶기도 하면서 나도 좋은 문장을 쓰고 싶어진다. 나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나도 이 작가처럼 일어나 살고 싶다. 그러면 이렇게 노트북을 연다.

게임을 해도 재미없고, 영상매체를 봐도 금방 끄게 되고, 운동 같은 걸 하러 나가기에는 조금 게으르다. 이럴 때에 정말 나는 어떡하면 좋은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책을 읽는 것 밖에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 최근 깨달았어 나는 앞만 본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