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최근 깨달았어 나는 앞만 본다는 걸

by 나이현

나는 장녀로 태어나 출처 없는, 허상의 불안감과 책임감에 떠밀려서 우물에 빠져 있었어 쉼 없이 달리다가 우물에 빠져버렸어. 나는 정말 지금까지 쉬면서 편히 쉰 적이 별로 없어. 쉬면서도 내가 쉬어도 되는 건가 생각이 끊이지 않았거든


그래서 무리해서 일을 구했고 우물 깊숙이 들어간다음 깨달았어.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시간도 필요한 거였어. 나는 그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있으면 안 되는 줄 알고 알바를 하고 학교를 다니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불안에 떤 거였어. 이제와 생각하면 그럴 게 아니었어.


지금까지 앞만 보며 달려온 이현이, 브레이크 없는 차에 탑승한 이현이 너무 가여워졌어. 가여워서 눈물이 났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거야. 앞에 뭐가 있다고 그렇게 앞만 보고 간 건지... 나는 이걸 최근 깨달았어. 그리고 앞만 보는 나를 놓아주기로 했어. 나는 이제 우물 바깥을 천천히 산책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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