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조각하자
자전거를 타고 오다 묵은 그 숙소에서 스쿠버에 대해 듣고, 아빠께 취미로 스쿠버를 하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듣고, 다이빙 샵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으로 근로소득을 맛본 나는 꽤 대범한 마음으로 7만원짜리 체험 다이빙을 결제했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서귀포에 위치한 다이빙샵에 도착했고, 낑낑대며 웻수트를 입고 트럭으로 선착장으로 향했다. 일렁이는 바다 위에서 출렁이는 작은 배, 앞으로는 범섬, 뒤로는 우뚯 곡은 한라산이 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바람과 물보라를 맞으며 바다로 나가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침에 배운 이퀄라이징과 수신호를 잊어버리지 않게 애쓰며, 장비를 착용하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바닷속은… 그야말로 다른 세상이었다. 온통 청록인 바다에 크고 작은,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헤엄쳤다. 어디서 입으로 숨 쉬는 게 불편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스쿠버를 하면,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그때의 그 느낌을 완전히 묘사할 수는 없지만, 황홀경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내가 느끼기에는 잠깐이었지만 아마도 3-40분 정도 물 속에 있다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 이후로 다시는 바다를 밋밋한 시선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먼저 체험 다이빙을 끝낸 사람들은 배가 올 때까지 스노클링을 해도 된다고 하셨다. 방금 그 광경을 본 내가, 이 기회를 마다할 리 없었다. 머리를 박고 감상에 잠겨 있던 도중, 유튜브에서나 보던 물고기가 저 아래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보였다. 더 가까이서 보려고 잠수를 시도했으나, 어느 정도 들어가니 귀가 너무 아팠다. 그 물고기는 멀어져만 갔고, 결국 그 정도 거리에서 본 것 만으로 만족하며 물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물고기’* 덕에 물 속에서 움직임의 자유도의 중요성을 알고, 다이빙샵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자마자 스쿠버다이빙 교육을 신청했다. 이 이후로, 나는 자전거로 편도 2시간 반 거리를 왕복하며 스쿠버다이빙을 배웠고, 경이롭고도 우아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다거북도 무려 두 번이나 보고, 횟집 수족관에서나 보던 방어가 얼마나 크고 위엄 있는 물고기인지도 보았다. 스쿠버의 매력은 모두에게 다른 면이겠지만, 나에겐 내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이었다.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이 아닌 진짜 그 동물들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보는 것은 너무나 커다란 놀라움이었다.
* 참고로, ‘그 물고기’는 가시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