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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Jan 25. 2019

[영화 리뷰] 극한직업 Extreme Job 2018

감독의 말: 웃음은 삶에 위안을 준다

[영화 리뷰] 극한직업 Extreme Jo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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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병헌 _대표작 스물(2014)

개요: 한국, 코미디, 15세이상

개봉: 2019.01.23 

출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누적관객: 72만 이상(개봉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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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몇 가지 의구심이 생겼다. 

감독 또는 출연자 중에 수원 사람이 있는가? (수원왕갈비치킨이라, 거의 수원 갈비 홍보대사급이다.)

영화 관계자 중에 중독에 가까운 치킨 매니아가 있는가? (생닭의 엄청난 희생과 함께 양념반, 후라이반이라는 말이 아주 자주 등장한다.)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치킨 판매량과의 역학 관계를 연구했는가? (치킨은 서민이다, 라는 말의 반복이 서민의 삶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아니, 스쿨버스!"라는 대사가 유행어가 될 것 같은 조짐이 드는데. 

감독이나 작가가 노란 스쿨버스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는가? (노란 스쿨버스(마을버스와 유사함)가 범인을 두 번이나 잡는다.) 


제목에서 말하는 '극한직업'이라는 의미는 중의적으로 해석된다.

치킨집 운영과 형사라는 직업, 이 모두에 해당된다.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제목은 매우 영리하게 지어진 것 같다. 앞으로 극한직업은 이번처럼(치킨집&형사) 무한 반복되고 차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스토리만 조금씩 바꾸고, 현재 주연들 5명의 환상적인 궁합을 그대로 살려 가면서, 연출 및 완성도를 높이면, 시리즈로 계속 끌고 가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20대 우리 아들 같은 입장에서 말하는 "왜 재밌다고 하는지 모르겠어. 너무 유치하고 오글거려"와  같은 평가를 무시하면 안 될 것 같다. 과장된 리액션과 억지스런 말빨을 조금만 자연스럽게 가져간다면. 그 부분도 무난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제발, 그 욕설과 비속어 좀 덜 쓰면 안 되남. 입만 열면 욕설로 시작되는 구태의연한 방식의 대사 처리. 아무리 우리 사회가 '욕을 부르는 구조와 환경'이라고 해도, 좀 너무 하다 싶을 만큼 욕설로 된 대사(굳이 그렇게 거칠고 저급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장면에서도 말이다)가 많다. 그건 우리 영화의 고질병에 가까운 것 같다.  


해체 위기에 놓여 있는 마약반 형사 5인방, 그들에게서 짠내가 진동한다. 실적이 바닥인데다 되는 일이 없다. 영화 후반부에 들어섰을 때까지 이렇다할 반전을 위한 한방이 없다. 그야말로 닭을 튀기려고 모인 사람들인 것처럼 닭장사에 열을 낸다. 광고도 하면서. 몸 개그와 웃기려고 작정한 사람들인가, 할 정도로 거의 래퍼 수준으로 현실감 장착한 생활밀착형 대사들을 날려 주신다.  


그런데, 그렇게 관객들이 지쳐갈 즈음에 마지막 한방을 선사한다. 이 5인방은 과거 전력도 화려하다. 왕년에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마형사(진선규). 만능해결사로 특전사 출신의 영호(이동휘). 쎈 언니로 무에카이를 장착한 장형사(이하늬). 그리고 의욕이 넘쳐서 럭비공 같은 막내 재훈(공명), 그리고 죽어도 죽지 않는- 칼을 12번이나 맞고도 좀비처럼 살아난다. 좀비 같은 전설 시전하는 마약반의 큰형(류승룡)은 정말 한방을 위해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런 전개 과정에서 불만이 발생한다. 그런 한방을 아껴도 너무 아꼈던 것이다. 영화 중반에 이야기가 느슨해질 때, 잡범이라고 잡으면서. 그 한 방을 살짝 맛이라도 보여주지. 혹시라도 다음 시리즈 <극한직업> 2탄이 나온다면. 꼭 중간에 액션 한 번 넣어주시기를. 오히려 마약범 대장 이무배(신하균) 옆에서 경호 무사 역할을 하는 여비서(이름?)의 액션이 시원시원하고 살아 있었다. 그런 시원한 액션을 마약반 형사팀도 중간중간에 보여 줬다면 아주 감칠맛이 났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연 5인방의 콤비성 개그와 연기합은 아주 좋았다. 아주 몇 달간 합숙 훈련을 받은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런 까닭으로 명절 연휴 기간에 가족, 친구들끼리(연인들끼리는??) 가볍게 유쾌하게 볼 만한 코미디 영화가 될 수 있다.  


"<스물>을 통해 전매특허 말맛 코미디로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성을 입증한 이병헌 감독이 특유의 촌철살인 대사에 마약치킨 위장창업 수사라는 기발한 소재와 설정까지 더한 코믹 수사극 <극한직업>으로 돌아온다. <극한직업>은 해체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영화사에서 소개한 것처럼. 촌철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말맛이 넘치는 코미디이기는 하다. 이런 까닭으로 영화는 개봉 2일차에 72만을 넘긴 것 같다.

이병헌 감독은 “웃음은 삶에 위안을 준다”는 모토로 누구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극한직업>을 연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독특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이면서도 어딘가 있을 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류승룡), “시종일관 하하하 웃을 수 있는 장면으로 가득한 시나리오”(이하늬), “이병헌 감독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코미디 언어”(진선규) 등 이구동성 입을 모아 극찬했다. 

또한 "평범한 소시민도 누구나 자기 안에 숨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이병헌 감독은 인물들의 변화를 통해 수사물 장르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런 예고편과 홍보물에 나온 이야기가 과장은 아니다. 다소 억지스런 장면들이 있으며, 연기와 리액션에서 과장이 있을 뿐. 웃음과 액션, 수사는 물론, 서민들의 애환까지 버라이어티한 매력 요소를 담아낸 <극한직업>은 명절 연휴에 오랜만에 볼 수 있는 정통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 중간의 밋밋한 전개를 잘 견뎌내기만 하면 된다.  


[감독과 배우의 말 인용, 자료 출처: 다음 영화, <극한직업> 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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