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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Feb 01. 2019

[영화  리뷰] 뺑반 Hit-and-Run Squad

류준열 & 조정석 연기 대결은 볼 만하지만...

[영화  리뷰] 뺑반 (2018) Hit-and-Run  Squad


류준열 & 조정석 연기 대결은 볼 만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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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한준희

개봉: 2019.01.30

출연: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염정아, 전혜진, 손석구, 키

개요: 한국, 범죄, 오락, 액션, 1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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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뺑반>은 통제불능의 스피드광 사업가 정회장인 '정재철'을 쫓는  뺑소니 전담반의 고군분투를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한국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뤄지는  소재인 ‘뺑반’은 뺑소니 사건만을 다루는 경찰 내 특수조직 뺑소니 전담반을  줄여 일컫는 말이다.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 ‘재철’(조정석)을 잡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치고,  여기에 비공식 전문가들(공업사,  보험사, 렉카, 119 구급요원 등)까지 가세하여 펼치는 캐릭터들의 팀플레이가 주목 받는다. 그리고 영화 곳곳에서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발산하여  극적 재미를 더하고자 한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공효진,  류준열, 염정아, 전혜진 등)과 주목받는 신예들(손석구, 키 등)까지 캐스팅만으로도 기대를 높였던 <뺑반>은 배우들의 다채로운 조합과 연기 앙상블로 풍성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경찰 내 최고 엘리트 조직 내사과 소속 경위  ‘은시연’(공효진). 조직에서 유일하게 믿고 따르는  ‘윤과장’(염정아). 그녀들이 함께  F1  레이서 출신의 사업가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조여가던 중, 시연은 무리한 강압  수사를 벌였다는 오명을 쓰고 뺑소니 전담반으로 좌천된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곳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수사를 이어가게 된다. 특히 은시연의 남친 겸 정보원 역할을 하는 김검사 일명 김프로(손석구)의 조력은 오락적 재미를  더해 준다. 


한편, 뺑반의 실력은 만만치가 않다. 알고 보면 경찰대 수석  출신,  만삭의 리더 ‘우계장’(전혜진)과 차에 대한 천부적 감각을 지닌 에이스 순경  ‘서민재’(류준열).  팀원은 고작 단 두  명,  매뉴얼도 인력도 시간도 없지만 뺑소니  잡는 실력만큼은 최고인 팀이었다.  계속해서 재철을 예의주시하던 시연은  뺑반이 수사 중인 미해결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재철임을 알게 되면서. 결국은 무리한 수사를 감행한다. 


뺑소니 친 놈은 끝까지 쫓는 뺑반 에이스 민재와 온갖 비리를 일삼는 재철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시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친 그들의  팀플레이가 시작되는 가운데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사망을 빠져 나가려는 통제불능 스피드광 재철의 반격 역시 점점 과감해진다. 경찰총장에게 돈을  주는 영상을 의도적으로 찍고. 그것을 보험 같은 영수증으로 빼돌린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여기서 민재 역할을 맡은 배우 류준열은 꽤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택시운전사>의 평범한 대학생,  <독전>의 버림 받은 조직원 등 자신만의 캐릭터로 관객을 매료시켜  온 배우 류준열은 차에 대한 천부적 감각을 지닌 순경 ‘민재’  역으로 또 하나의 독창적 캐릭터를  완성한다.  


팀원이라곤 자신 하나뿐인 뺑소니 전담반의 말단이자 에이스인  순경 민재는 어딘가 허술하고 어설퍼 보이지만 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매뉴얼보다 본능을 따르고 겉보기와는  달리 날카로운 감각을 지닌 반전 매력의 캐릭터를 특유의 개성으로 담아낸 류준열은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뺑반에서  주요 서사는, 민재에 대한 과거 이력과 현재 아버지 같은 전직 경찰(이성민)을 만난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을 이룬다. 이것이 밑밥이 되고.  이것으로 인해 이야기의 절정(갈등의 최고점)을 찍으려고 했다. 


또한 최근 <마약왕>까지 매 작품 새로운 변신을 꾀해 온 조정석은  <뺑반>에서 한국 최초의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이자 통제불능  스피드광 ‘재철’로 분해 연기 인생 최초의 강렬한 악역 변신을  선보인다.  


조정석은 말투,  눈빛,  몸짓만으로도 공기를 서늘하게 만드는  광기 어린 캐릭터를 탁월한 연기로 소화해내며 기존 그의 모습과는 꽤 다른 새로운 악역을 보여 주었다.  재철은 뺑반의 수사망이 좁혀질수록  오히려 레이스를 즐기는 종잡을 수 없는 의외성으로 시종일관 긴장감을 형성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민재와 재철이라는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갈등  구조가 쌈박하거나 쫄깃하지가 않다. 재철의 광기는 설득력이 없다. 그의 불우했던 가정사가 그런 악행과 만행을 합리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니 어떤 이해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민재의 서사를 바탕으로 한 민재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 결말이 빤히 보일 정도이다.  

영화 초반부. 은시연이 뺑반에 도착하자마자 첫 사건으로  현장에 도착해서. 뺑소니 차량이 수산 트럭임을 민재가 특이하게 추리한(백프로의 확률) 끝에. 결국은 수산 트럭을 쫓아가서 운전 기사를  잡는  장면까지. 그때가 가장 쌈박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팀워크도 좋았고. 스피드하게 진행되는 과정도 좋았다. 그런데. 그후로는 느슨하게 흘러간다.  범인에 대한 정보를 계속 나열하기만 하고. 후반부 이십 여분 재철을 추격하기 전까지는 팀워크를 발휘하는 특징적인 사건이 없었다.  


심심한 국물만을 들이키고 있을 뿐, 알맹이를 씹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제목을 '뺑반'이라고 했으면, 팀원들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뺑반만의 활약상을 몇 개는 보여줘야했지 않았을까. 시리즈물이라는  것을 염두하고 이번 1편은 오프닝격으로 일부러 정재철에 초점을 맞추고 단일 사건만을 선택했을까. 엔딩 크레딧을 보면 이 영화의 속편이 있다는  것을 예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요, 합시다. 언제부터 가면 되죠?" 라는 민재(류준열)의 대사를 보면 말이다.  


반전이 한 번 있긴 했지만. 그 반전을 뒤집기 위한 행동대장  역할을 하는 인물이 은시연(공효진)의 역할인 것 같다. 쓰리톱(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주연인 은시연의 연기는 기대했던 것보다 약했다. 굳이  공효진이 아니어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한 모습이었다. 물론 오락 액션 영화에서 염정아, 전혜진 등과 같은 여배우의 배역이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방향으로 발전한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은시연이 배우 공효진이어야 하는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영화는 배우 류준열의 팬들이 아주 좋아할 것 같은  영화다. 그는 극중 역할과 비중에서 거의 독보적인 원톱급 지분을 부여받은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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