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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Feb 04. 2019

[영화 리뷰] 창궐 Rampant, 2018

아무리 현빈의 팬이라고 해도... 스토리가 받쳐 줘야 통쾌하지..

[영화 리뷰] 창궐 Rampant, 2018 


아무리 현빈의 팬이라고 해도... 스토리가 받쳐 줘야 통쾌하지..


감독: 김성훈(대표작- 공조)

출연: 현빈(이청, 강림대군), 장동건(김자준)

개요: 한국, 액션, 좀비 영화

개봉: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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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은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가 창궐한 세상,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현빈)과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장동건)의 혈투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현빈의 종횡무진하는 액션과 히어로에 가까운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김성훈 감독과 함께 <공조>에 이어 <창궐>에서 화려한 장검의 액션을 보이는 현빈은 “최대한 긴 호흡을 유지하면서 ‘이청’의 길고 무거운 검을 활용해 기존의 검술 액션보다 타격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힘 있는 액션을 구현했다”고 덧붙여 다른 액션 영화들과 차별화된 <창궐>만의 사실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였다.  


(이청의 형(세자) 역에 배우 김태우가 나오지만, 원래는 (故) 김주혁 배우였다고 한다. 그래서 엔딩크레딧 자막에 배우 김주혁 이름이 특별출연으로 명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창궐>은 밤이 되면 기승을 부리는 야귀(夜鬼)와의 혈투로 시작하면서 괴기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오프닝에서 군졸이 야귀에서 물리고 급작스럽게 야귀로 변신하는 과정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 조선판 좀비물이구나 기대감이 상승한다. 그런데 현빈 등장 이후 좀비들은 그저 영웅을 빗내기 위한 허깨비에 불과한 소비물에 불과해진다.  


김성훈 감독은 조선시대에 창궐한 야귀(夜鬼)라는 신선한 소재의 탄생에 대해 “조선시대와 야귀가 만나는 지점을 이질적이면서도 새로운 느낌으로 최대한 살리는 설정을 고안했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사람을 물어 피를 빠는 특성과 변이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야귀(夜鬼)만의 외형 변화에 집중했다고 밝혀,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크리쳐(생명체, 괴물?)의 비주얼과 함께 야귀떼에 맞선 자들의 박진감 넘치는 치열한 혈투를 기대케 했다. 

그러나. 현빈의 종횡무지하는 액션과 영웅적인 면모에 더 집중한 것 같다. 그래서 영화가 보는 내내 심심하게(뻔한 결말을 향해) 흘러간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또한 악당으로 등장하는 김자준은 헐리웃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처럼 죽을만 하면 또 살아나고 죽을만 하면 또 살아난다. 
 
특히 김성훈 감독은 색다른 액션을 위해 맨몸 액션, 와이어 액션, 승마 액션, 캐릭터 별 무기 액션 등 다채로운 액션 요소를 구현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했다고 한다. 여기에 그가 가장 중요시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들 각각이 가진 무기였다. 그래서 캐릭터들은 그들의 매력만큼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다. ‘이청’(현빈)은 장검을, 날카로운 조선의 검을 활용한 ‘박종사관(조우진)’, 스님의 지팡이를 연상케 하는 창을 든 ‘대길(조달환)’, 야귀를 상대로 근접한 거리보다 원거리에 능한 ‘덕희(이선빈)’는 활을 사용하면서 캐릭터별 설정을 활용했다.  


그런데. 이것 또한 오로지 현빈의 액션을 도와 주는 역할로 소비될 뿐. 그 자체로 독보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말 부분에서 덕희가 날린 불화살이 유효하게 의미있는 장면을 만들어내지만. 그외의 무기들은 매력적인 역할을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정체성이 모호하다. 좀비물인지, 악당과 대결한 영웅의 무용담인지. 애매한 경계에서 정체성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감독의 전작인 <공조>를 워낙 재밌게 보았다. 현빈의 주변을 활용한 빠른 액션, 유해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따뜻한 유머, 현빈과 유해진의 연기합 등이 좋아서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좀비물이라니 소재마저 신선했다. 그런데.

망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인상적인 장면을 얘기하라고 하면 "뭐가 있지?"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오로지 현빈에 대한 팬심으로 이 영화를 관람했던 한 사람으로서. 조금 더 스토리가 탄탄해서, 김자준(장동건)과 대결하는 이청(강림대군, 현빈)의 서사에 설득력을 입혔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명절 연휴에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어렵다. 너무나 음산하고 괴기한 분위기가 끝까지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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