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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Feb 05. 2019

[영화 리뷰] 나비잠, 배경은 더없이 아름다웠는데..

아름다운 배우, 세월 앞에 장사 없구나

[영화 리뷰] 나비잠, 배경은 더없이 아름다웠는데..


아름다운 배우, 세월 앞에 장사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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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정재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김재욱

개요: 한국/일본, 멜로

개봉: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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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기 전 '홍보'를 통해서 본 멜로 라인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나 보다. 또한 오래 전의 영화 <러브 레터> 속 청순한 이미지의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에 대한 환상도 갖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녀에 대한 환상을 깨는 일이 우선이 되고 말았다. 김재욱에 대한 팬심으로 찾아 본 영화인데, 전개  방식이 너무나 구태의연해서 실망스러웠다. 


아름답고 풋풋한 푸른 녹음 속의 동화 같은  집. 소설가의 세련되면서도 심플하게 디자인된 서재. 색채별로 채도까지 맞춰가며 정렬된 책의 배열까지. 시각적인 이미지와 미술적으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돋보였다. 정겹고 따스한 색감이 묻어나는 작품이었다. 특히 사람의 감정선에 따라 시선이 움직이는 큰  개 톤보까지. 그런 연출과 장면들은 퍽 좋았다. 


그러나.. 인간 내면의 섬세한 감정선과 깊이 있는  사랑의 감정을 자극하기에는 스토리 및 전개방식이 많이 아쉬웠다. 


<나비잠>은 베스트셀러 작가  ‘료코’(나카야마 미호)가 우연히 만난 작가 지망생 ‘찬해’(김재욱)와 함께 마지막 소설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멜로다. 펜으로 직접  소설을 쓰는 작가 ‘료코’의 잃어버린 만년필을 찾아준 작가 지망생 ‘찬해’. ‘료코’는 ‘찬해’에게 자신의 마지막 소설을 함께 준비해줄 것을  제안하고, 소설을 써가면서 서로를 향해 점차 깊어지는 감정에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이 운명적 사랑의 시작이었음을 깨닫는다.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리지만 얼마 남지 않은 ‘료코’의 시간 속 운명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일본 멜로  영화의 대표작인 <러브레터>의 여주인공이자 첫사랑의 아이콘 나카야마 미호와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통해 섬세한 감정 연기로 차세대  멜로 장인에 등극한 배우 김재욱의 멜로 호흡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캐릭터를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로  보여 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영원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고 싶은  ‘료코’와 어떠한 모습이라도 영원히 사랑하고 싶은 ‘찬해’의 모습은 나카야마 미호와 김재욱의 연기는 애틋한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그녀가  요양원으로 떠나는 장면에서의 서로 다가가지 못하는 그녀와 지켜만 보는 그의 눈빛이 아련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잔잔한 이야기와 속절없이 아름다운  배경만이 흘러가는 만큼. 두 사람이 완성한 사랑과 연기합은 관객의 가슴에 파동을 일으키질 않는다. 살짝 파문만 일으키고 여운을 남기질 못한다.  그럼에도 료코의 집안에서 이뤄지는 두 사람의 모습과 배경으로 쓰이는 장면들은 매우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된다.  


그래도 몇몇 대사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기억할 수 없겠지만 기억한다."  (료코) 


찬해와의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들이  애틋하다. 찬해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서 녹음기를 사용하는 행위 등등. 그런데 그들이 우정 같은 우연의 만남들에서 갑자기  남녀의 뜨거운 사랑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런 점이 너무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니. 그녀가 "(상대에  대한 배려로) 밀어내듯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정서적인 절정이 미미해진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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