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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May 11. 2019

영화 리뷰 [걷기왕] 성공이 아닌 성장을 위해,

'경보'를 통해 인생의 '경보'를 알게 되다


영화 리뷰 [걷기왕] 성공이 아닌 성장을 위해, 


"'경보'를 통해 인생의 '경보'를 알게 되다"  




* 영화 정보  


감독: 백승화 

출연: 심은경(만복), 박주희(수지), 소순이(안재홍)

개요: 한국 / 드라마 / 12세 관람 / 93분

개봉: 2016년 10월  



*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는 무척 재밌습니다. 특히 소순이(만복이네 집에 있는 암소? 수소?)의 반전(엔딩 크레딧 이후에 밝혀집니다)은 재치있는 마무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CG와 만화적인 기법은, 이런 류의 드라마 기법을 좋아하는 매니아층을 공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화 전반적으로 강도가 세지는 않습니다. 자극적이지 않다는 얘기지요. 기승전결이 밋밋하고, 다소 특별한 장면이 없다 여길 수도 있습니다. 마치 웹툰 몇 편을 연속해서 보는 것 같습니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너는 뛰어도 나는 걷는다! 그것이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다."

경보왕, 달리기왕이 아닙니다. '걷기왕'입니다. 제목 그대로 직설적인 화법으로 메시지는 전달됩니다. 은유, 상징, 역설적인 표현, 뭐 이런 것 없습니다. 그야말로 무한 경쟁 사회를 향한 유쾌한 반란을 보여줍니다.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 반기를 드는 내용입니다. 


주제가 나름 현실적이고 무게감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소 너무 가볍게 다루지 않았나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영화는 단순하게 흐릅니다.  


세상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경보'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중의적으로 해석이 되지요. (1.위험이 닥쳐올 때 경계하도록 미리 알리는 일 2.육상경기 race walking) 그야말로 만복이에게 육상경기로 접하게 되는 '경보'는 그녀의 성장과정에서 결정적인 성장통을 겪게 해 주는, 위험을 알리는 '경보'로 작동하지요.  


영화는 기성세대가(만복이의 담임선생님 등으로 대표되는) 청춘들에게 요구하는 ‘패기’, ‘열정’, ‘간절함’과 같은 이야기가 무책임하다고 말합니다. 꿈이 없어도 괜찮고,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만복이의 상대편에 '수지' 및 '공무원' 준비하는 친구를 내세워서 단도직입적으로 전합니다. '수지'는 목숨 걸고 부상투혼을 견디는 '패기'의 대명사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그녀를 아무도 탓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선천적 멀미증후군에 발목 잡혀 꿈도 열정도 없는 평범한 여고생 ‘만복’과 달리 원대한 꿈, 그것을 향한 간절함과 열정을 강요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투영합니다. 그리고 그녀 또한 '경보'를 통해 성장통을 겪고 또 그만큼 성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백승화 감독은 “<걷기왕>은 ‘걷기’라는 평범한 재능으로 경쟁의 세계에 뛰어든 ‘만복’의 이야기이다. ‘경보’를 통해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자신만의 길,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의 속도를 찾아가는 ‘만복’을 보면서 관객들도 자신만의 길과 속도를 찾아가길 바란다”라며 무한 경쟁 사회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예고했었습니다.  


‘만복’ 역을 맡은 심은경은 “영화가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경보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만복’처럼 <걷기왕>을 통해 배우 심은경도 한층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고, ‘수지’ 역의 박주희 역시 “영화 속 모든 캐릭터가 현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굉장히 사랑스러웠다. 관객들 역시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극장을 나설 때는 훈훈한 기운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영화가 전하는 따스한 위로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영화 <걷기왕>은 모든 이들의 꿈을 향한 고민과 느린 발걸음까지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러나 우직하면서도 투박하게 - 마치 '소순이'의 나레이션처럼 말입니다. 가족들과 가볍게 보시기에 좋은 영화인 것 같아서 추천하는 바입니다. 




[이 글은 예스24블로그 <찻잎미경의 리뷰>의 파워문화블로그 16기 활동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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