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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May 11. 2019

영화 리뷰 [증인]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착한 영화_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는 영화


영화 리뷰 [증인]  


이 영화는 착한 영화이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는 영화이다.   


* 영화 정보  


감독: 이한

출연: 정우성(순호), 김향기(지우), 이규형, 박근형, 장영남 

개요: 한국 / 드라마 / 12세 관람가 / 129분 

개봉: 2019년 2월

(정우성은 이 영화로 제55회 백상예술 '대상'을 수상했지요)  


* 영화 이야기  


영화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오랫동안 신념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고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 변호사 ‘순호’. 그는 아버지(박근형)와 둘이 한집에 살면서 아버지의 영향(경제적인 악영향까지 포함하여)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쓴 편지는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자신의 출세가 걸린 살인 사건의 변호사가 된 ‘순호’가 사건의 결정적 열쇠를 쥔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찾아가며 시작되는 영화 <증인>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이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면서 감동을 전합니다. 수호는 학교 앞에서 '거절합니다'를 여러번 당하면서도, 자페아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나름 퀴즈를 준비해 지우와의 전화 통화를 수차례 이어갑니다. 이렇게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지우’에게 접근했던 ‘순호’가 순수한 ‘지우’로 인해 오히려 위로받으며 소통해가는 과정은 보는 이의 가슴마저 온기로 채워 줍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집중하며 소통이 서툴렀던 ‘지우’가 사건의 증인이 되어 세상과 소통하려는 용기를 갖게 되는 모습은 큰 진폭의 울림을 전합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라는 ‘순호’를 향한 ‘지우’의 질문처럼 영화 <증인>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되돌아보게 하며, 마음을 여는 것보다 닫는 것에 더 익숙해져 버린 모두의 마음을 감싸는 따뜻하고 착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변호인'의 입장, 또는 그의 딜레마 같은 상황에 대한 변명인지, 아니면 증인의 (장애가 있는 이들의)입장을 말하려는 것인지,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시선을 다루려고 하는 것인지, 법정의 문제점을 다룬 것인지, 하나의 사건으로 다룰 것은 너무 많고 복잡한 세상인데, 결말은 이미 정해진 답을 향해 가듯이 빤하게 속이 보일 지경입니다.  


영화는 순간순간 사람에 관해 질문을 합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직접적인 물음부터 편견, 믿음, 진실에 대한 부분까지. 그런데 그 질문 또한 정답이 일관되게 정해져 있고(답정너처럼) 하나로 가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듭니다.  


영화는 변호사와 검사, 그들과 증인, 피고인 등 인물 간의 관계를 촘촘하고 신중하게 그리면서 긴장감과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법정 영화의 묘미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 익숙한 이야기를 감성적인 접근으로만 풀어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한계도 보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불편한 시선, 그리고 그들이 겪어야 하는 고충에 대한 깊은 얘기가 더 밀도 있게 그려졌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러닝타임이 부족한 탓이었을까요.  


정우성과 김향기의 조합은 자연스럽고 안정적입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이야기 전개에 호소력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선 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정우성은 <증인>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벗고 인간적이고 공감 가는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전합니다.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걸린 사건을 맡게 된 ‘순호’가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만나면서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은 배우의 인간미가 묻어나는 섬세한 감정 연기가 더해져야 하는데, 정우성이라는 배우의 진심이 담겨 있는 눈빛과 표정과 몸짓이 극에 선한 에너지를 불어 넣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관객들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보살펴줄 수 있는 영화인 동시에 스스로도 치유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한 정우성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신뢰와 소통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순호’ 캐릭터를 한층 깊은 감정으로 담아내며 공감을 이끌어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예스24 블로그 찻잎미경의 리뷰 파워문화블로그 활동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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