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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May 12. 2019

영화 리뷰 [걸캅스] 무자비한 시방새 폭격..

Miss & Mrs. Cops, 2018

영화 리뷰 [걸캅스] 무자비한 시방새 폭격.. 


시방새는 무슨 새입니까? 


"Miss & Mrs. Cops"  


* 영화 정보 


감독: 정다원

출연: 라미란(박미영), 이성경(조지혜), 최수영(양장미), 염혜란(민원실장), 윤상현(조지철)

개요: 한국, 코미디, 액션 / 107분 / 15세 관람가

개봉: 2019년 5월 9일 


* 영화 이야기  


민원실 퇴출 0순위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과 민원실로 밀려난 현직 꼴통 형사 '지혜'는  집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 대는 시누이 올케 사이입니다. 이 두 사람은  민원실에 신고접수를 하기 위해 왔다가 차도에 뛰어든 한 여성을 목격하고 그녀가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강력반, 사이버 범죄 수사대, 여성청소년계까지 경찰 내 모든 부서들에서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건이 밀려나자  ‘미영’과 ‘지혜’는 비공식 수사에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수사가 진전될수록 형사의 본능이 꿈틀대는 ‘미영’과 정의감에 활활 불타는 ‘지혜’는 드디어 용의자들과 마주할 기회를 잡게 되면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합동 수사를 펼칩니다. 


그러다가 십 년째 법조인이 되겠다고 공부만 하고 있는 백수 남편인 - 꽤나 어리버리하지만 한없이 해맑은 캐릭터 - '지철'이 적재적소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민원실의 호랑이 실장님인 '염혜란'이 합세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5인방 공조 수사가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어쩐지 최근 천만 영화 <극한직업>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지요.) 


이 영화는 오래 전 우리나라 <투캅스>영화의 여성 버전입니다. 그러나 서사 구조는 많이 다릅니다. 남녀 성별로 확연하게 구분되는 전형적인 방식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여성 영화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저 가볍고 발칙한 형사영화입니다. 감독이 젊은 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단순한 B급 오락영화라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내용 전개가 스피드하고 언어 폭격(언어유희)도 무자비합니다. 도대체 대사의 짧은 몇 마디에도 매번 '시방새', '좆'같은 비속어는 끊임없이 마치 추임새처럼 등장하니. 그야말로 비속어 아니면 말이 안 되는 현실인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영화 속에서 할 얘기는 너무나 많습니다. 경찰서 내부의 힘든 상황, 경찰관의 엄청난 분량의 업무량과 갈등 상황, 사이버 성폭력 대응의 어려움과 문제점, 성차별, 성범죄, 신종 마약 등등 거의 속사포급으로 문제점들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엮고 풀고 나가야 하는 씨실과 날실의 촘촘함과 견고함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한바탕 소동으로 끝나는 듯한 에피소드 해결의 '쇼타임'식 사건 해결로 마무리됩니다. 마치 50분짜리 단막극 한 편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시리즈를 염두해 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 구성으로 몇 편은 더 찍겠다는 그림이 몇 군데서 보입니다.  


캐릭터가 명확하게 구축된 주요 배우 5인방은 - 라미란, 이성경, 최수영, 염혜란, 윤상현 - 이번 한 편으로 끝내기에는 못내 아쉬울 것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배우 위하준을 포함한 범인 4인방에 대한 스토리도 전혀 없고. 또한 형사반장님 역할의 특별한(?) 배우님의 깜짝 등장도 예사롭지 않았으니. 시리즈 2편은 기정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리고 모텔인가 그런 비슷한 몰래 카메라를 찍는 곳에서 주인장으로 등장한 아주 반가운 얼굴의 배우 ***님 - 정말 그런 곳의 쥔장 같은 포스가 팍팍 풍겼습니다. 속사포급으로 쏟아내는 대사랩하며, 암튼 그 대목에서 많이 웃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프닝에서 등장한 범인(마약범) 역할의 안창환 배우님도 너무 반가웠습니다. 최근에 끝난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쏭삭'으로 활동하신 모습이 워낙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리고 이 분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빡빡이 똘마니' 때도 각별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 영화에서도 오프닝과 중반부에 두 번씩이나 강한 인상으로 등장하는 것 보니, 아마도 감독님이 애정하는 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한국영화가 나오면 웬만하면 영화관에 가서 보려고 애쓰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액션 영화 위주로 보게 됩니다. 제 옆지기가 워낙 마초적인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이라 그렇게 같이 다니다 보니. 제가 보고 싶은 영화보다 옆지기가 보고 싶은 영화 위주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한국영화 골수팬을 위해서라도 영화 관계자들은 이제 좀 완성도가 높은 영화 제작에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을 자주 하게 됩니다.  


요즘은 대개가 시즌제 또는 시리즈로 제작되다 보니. 영화 한 편이 단순히 에피소드급 문제 하나 해결하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엄청나게 많은 문제점들을 보여 주고 언급하면서도, 결국은 사건 하나 해결할 뿐입니다. 문제점에 깊숙히 파고 드는 '근성'보다는 결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일망타진'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통쾌한 면도 있습니다. 웃음 코드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예스24블로그 찻잎미경의 리뷰 파워문화블로그 16기 활동을 위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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