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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Jul 20. 2019

영화 리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첫사랑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영화 리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첫사랑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Call Me by Your Name , 2017



17세 소년(엘리오)의 첫사랑.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

그런 소년의 사랑을 지켜보게 되는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올리버.

사랑에 빠진 소년의 불안한 눈빛과 서툰 몸짓과 열이 오른 키스, 그리고 성장통... 

이 뜨겁고 불안하고 순수한 사랑이 여름 햇살과 바람과 물빛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본 정보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티모시 샬라메(엘리오), 아미 해머(올리버), 마이클 스틸버그(아빠), 아미라 카서(엄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요: 드라마, 멜로 / 이탈리아,프랑스,브라질,미국

개봉: 2018년 3월 22일



기본 줄거리 



1983년 이탈리아, 열 일곱 소년 Elio(티모시 샬라메)는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오후, 스물 넷 청년 Oliver(아미 해머)가 

아버지(마이클 스털버그)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모든 날들이 특별해진다. 



Elio의 처음이자 Oliver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이 펼쳐진다




나의 영화 감상 

     


너무나 뜨겁고 시리고 아름다운 영화. 영화 시작하면서 꽤 긴 시간 동안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이 영화의 전반에 흐르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알리오가 피아노 앞에서 연주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영화 전반에 흐르는 선율이 모두 아름답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마치 이 주인공 소년의 열병 같은 사랑을 이야기해 주듯이. 부모님의 응원과 지지처럼. 그러나 그래도 현실은 그렇게 이별을 해야 하는 것이라할지라도. 어느 날, 지금의 이 뜨거운 사랑을 더 이상 보여줄 수 없는 서글픈 나이가 되었을 때. 잊지마라, 지금의 이 뜨거움을 아픔을 사랑을. 그것만으로도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 라고 응원하는 메시지처럼 피아노 선율이 부드럽게 감싼다. 



남성 동성애를 다룬 영화 중에 가장 젊고 눈부시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내가 아는 범위, 아주 좁은 범위 내에서 말이다;;)



여름. 뜨거운 태양. 시골 별장. 낡은 집. 자전거. 시골길. 수영. 밤하늘. 독서. 고전. 피아노. 

그리고 바다에서 건져 올려진 고대 조각상.  

이런 어휘들만 나열해도 낭만과 사랑과 정열이 가득찬다. 그리고 알리오와 올리버가 함께 있는 장면, 그들이 결국 마음을 열고 사랑을 나누게 될 때. 왜 그렇게 떨리고 아프고 설레던지. 내가 마치 그 열병같은 첫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몰입이 되었다. 



정말 몰입감 끝내주는 영화였다.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면서 주고 받은 대사. 네 이름으로 날 불러줘내 이름으로 널 부를게

두 사람이 떠난 이별 여행에서 산을 오르며 서로의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칠 때. 서로 대답하듯이 자신의 이름을 상대의 이름처럼 부를 때. 왜 그리 뜨거운 눈물이 쏟아지는지. 

엘리오~~~ 올리버~~~~ 엘리오~~~ 올리버

     


서로가 전부인 사랑. 그게 가능할까? 아마 첫사랑 시절에는 그랬겠지?

그런데... 지금은... 그 첫사랑이 지금의 사랑인데도. 나는 어쩌면 더 이상 보여줄 내가 없어진 것은 아닐까. 내가 너였던 시절이 있기나 했을까?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솔직해진 알리오. 그 사랑을 조심스럽게 받아주는 올리버. 그러나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두 사람. 두 사람의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결국, 기차역에서 알리오가 엄마에게 “데리러 올 수 있어요” 할 때 나는 울음이 쏟아지고 말았다. 

아, 내가 이렇게 감정 몰입할 수 있게 한 것은 아마도 소년 알리오를 연기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공이 큰 것 같다. 어찌나 생생하게 연기를 하는지. 



이 영화 소설 원작이 있다.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그 해, 여름 손님>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았다. 

강렬한 에로티시즘처럼 보이기도 하고. 성장담으로 읽혀지기도 하고. 첫사랑에 취한 사람의 섬세한 감정을 뜨거운 이미지로 구현한 것 같기도 하고.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상처같은 사랑의 흔적이 보이기도 하고. 



첫사랑은 흉터가 남는다고 했던가. 너무나 뜨거워서 마치 불에 데인 것처럼. 그걸 알아도 모든 것을 걸 수 밖에 없는 게 첫사랑이지 않은가. (우연인지, 아니면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마지막 장면에서 소년은 벽난로의 불을 쳐다본다. 아주 오랫동안 장작불이 타는 모습을 본다. 소년의 가슴 안에 일어나는 온갖 상념이 담긴 표정의 변화를 보이면서. 그리고는 ‘엘리오’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그의 마지막 표정- ‘안녕’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17살의 소년이여 안녕, 사랑이여 안녕)



이 영화, 그 첫사랑의 흉터가 아름답다고 전하는 것 같다. 후반부의 아버지의 소년을 향한 모든 대사들이 마치 감독의 메시지처럼 전해졌다. 그리고 마치 바흐의 피아노 선율처럼 들리기도 했다. 나는 바흐의 피아노 곡을 잘 모른다. 그저 영화 속에서 잠깐 두 사람이 바흐의 피아노 연주곡을 가지고 갈등 같은 말장난을 할 때, 계속 변주되면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이 그냥 듣기에 좋았다. 그 흉터가 깊든 옅든, 아직 낫지 않았든 나았든. 그 흉터는 아름다운 것이어야 할 것 같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의하면 말이다. 



이 여름날에 좋은 영화를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다. 


영화 속 장면: 너무나 멋진 올리버,  풋풋한 소년 엘리오



[이 리뷰는 예스24 파워문화블로그 16기 활동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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