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아들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또는 아들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영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덩케르크>를 아주 감동적으로 보았다. 그런 맥락에서 이 영화를 해석해도 좋다. 적막하고 막막하고 먹먹하고, 그리고 깊은 내면의 성찰을 마주하게 된다. (다른 맥락에선 지루하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참 좋았다. 그래서 우리 이웃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저 위의 세 편의 영화 중에서 나는 <그래비티>가 참 좋았다. <그래비티>를 감동적으로 보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도 좋을 것 같다. <그래비티>를 보고 난 후 배우 '산드라 블록'이 더 좋아졌다면, <애드 아스트라>를 보고 나면 '브래드 피트'가 더 좋아질 것이다.
감독: 제임스 스레이
출연: 브래드 피트(로이 맥브라이드), 토미 리 존스(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
개요: 미국, SF, 스릴러, 12세이상관람가
개봉: 2019년 9월 19일 개봉
(관람: 2019년 9월 22일 메가박스 MX관)
영화 2시간 이상 화면을 꽉 차게 장악하는 브래드 피트의 얼굴, 심연 연기, 그리고 표정과 눈빛. 나이가 들어도 그는 참 멋있다. 그의 얼굴만 보고 있어도 2시간이 아깝지가 않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사이트]
먼저 제목부터 살펴 보자. <AD A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_ per aspera ad astra _ 달 탐사의 첫 임무를 맡고 우주로 향한 아폴로 1호 영웅들을 기리는 말로 케네디 우주센터 기념비에 새겨진 문구이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가장 먼 별(해왕성)까지 간 아버지가 있었고. 그리고 30년 뒤에 그 아버지를 찾아 가는 아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은 비극적인 미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쩌면 아버지를 죽여야 할지도 모르는. 아들은 아버지를 영웅이라 믿으며 살았기에, 너무나 혼란스럽다.
미 육군 소령인 아들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우주의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영웅이라 믿으며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로이’는 이상 현상으로 우주 안테나에서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인류를 위협할 전류 현상인 이 ‘써지’ 사태가 자신의 아버지가 벌인 위험한 실험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믿고 있는 모든 것이 흔들리는 아들.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를 막아야 한다는 임무를 맡게 된 ‘로이’는 우주로 향하게 된다.
망망 대해인 우주의 공간을 항해하는 한 인간의 고독한 싸움. 막막한 상황에서 둥둥 떠다니는, 오로지 혼자만 있는 듯한 실체의 고독한 시간. 그런 무중력 상태의 아무 것도 없는 것과의 싸움.
지구에서 달까지. 달은 이미 지구화 되어 자원 싸움이 한창이고. 달에서 화성까지. 그리고 화성에서 가장 먼 별인 해왕성까지. 그렇게 별에서 별의 끝까지 가는 동안 망망 우주 대해를 항해하는 고독한 선장의 모습이 투영된다.
이 영화는 특히 남자들이 보면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 고독하다는 느낌, 적막과 싸운다는 느낌. 그리고 한 분야의 영웅이라 믿었던 아버지가 결국은 실패하고 고립된 인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과 맞닥뜨려야 하는 아들의 절망감, 당혹감 등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심심(深深)하면서도 심심(싱겁다)한 기운이 도는 영화가 참 좋다.
우주 망망 대해를 혼자 유영하는 듯한 느낌. 오로지 혼자 있는 듯한 느낌.
그러면서도 울컥 남자의 뜨거운 눈물이 올라오는 대목(브래드 피트가 아버지를 향해 진심으로 속마음을 터 놓으며 아버지와의 교신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특히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에서는 진짜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