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우 나문희의 연기 내공에 뭉클해지는 영화
"가족과 함께 할머니와 손녀딸의 가족이 되는 성장 드라마를 보고자 한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대배우 나문희님의 연기 내공에 길들여진 팬심과 존경심으로 영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초면에 실례하겠습니다~”
72살 나 홀로 라이프를 즐기는 ‘말순’ 할매의 인생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가 나타났다!
특기는 자수, 용돈 벌이는 그림 맞추기(?)
동네를 주름 잡으며 나 혼자 잘 살고 있던 ‘말순’ 할매 앞에
다짜고짜 자신을 손녀라고 소개하는 열두 살 ‘공주’가
갓난 동생 ‘진주’까지 업고 찾아온다.
외모,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극과 극인 ‘말순’과 ‘공주’는
티격태격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지내지만,
필요한 순간엔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말순’은 시간이 갈수록 ‘공주’와의 동거생활이
아득하고 깜깜하게만 느껴지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에서 직접 영화 관람을 못한지 서너 달이 지났다. 그래서 티비로만 영화를 몇 편 찾아 보았다. 그 중에 가족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감쪽같은 그녀>를 소개한다. 가족의 탄생, 재구성의 과정이 유쾌 발랄 뭉클하게 펼쳐진다. 한편 가족 드라마적인 면에서 감동을 주는 요소를 정리해 본다.
(1)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가는 인물의 스토리
(2) 할머니와 손녀딸의 찰떡 호흡 연기합(케미스트리)
(3) 현실감 넘치는 소재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들
한때 아이돌 스타였던 남자와 갑자기 나타난 딸의 재미난 에피소드를 그린 <과속스캔들>, 15년 동안 연락 한번 없던 형이 동생의 보호자가 되어버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형>, 한물간 전직 복서와 서번트 증후군 동생이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 극장가에 깜짝 흥행을 일으켰던 작품들은 모두 생판 남으로 살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가족이 되어버리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성격 차이로 겪는 갈등 속에서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세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 진지한 명제를 가볍고 뭉클한 감동 드라마로 엮어낸다.
두 번째,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인물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꽤 서로 다른 성격과 환경. 그리고 그 사람들이 빚어내는 갈등, 화해, 성장의 과정이 찰떡 호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영화도 그 공식을 밟고 있다. 이번에는 72세 꽃청춘 할매 VS 12살 애어른 손녀이다. 그야말로 세대를 뛰어넘는 단짝 콤비! 등장이다. 두 사람이 '감쪽 같았지' 놀이를 할 때는 그야말로 실제로 하는 놀이처럼 느껴질 정도로 두 사람의 친밀도가 연기 속으로 스며들어 보였다.
세 번째,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며 벌어지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72세 꽃청춘 ‘말순’ 할매 앞에 다짜고짜 자신을 손녀라고 소개하는 ‘공주’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 이야기는 늘 함께하지만, 그래서 서로에게 서툰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혼자가 익숙해 함께 하는 것이 낯선 ‘말순’과 무엇이든 혼자 힘으로 해낼 것 같지만 아직은 가족의 품이 필요한 12살 소녀 ‘공주’. 서로에게 낯설기만 했던 이들이 티격태격 함께 하는 모습과 필요한 순간 서로에게 든든한 편이 되어주며 특별한 존재로 변모해가는 과정은 따뜻한 웃음과 가슴 뜨거운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리고 이들이 보여 주는 현실 케미 속에서 이루어지는 에피소드 또한 지극히 현실적이다. 알뜰 살뜰 아끼는 모습들, 마트에서의 속임수, 병원에서의 정신줄 놓는 장면들 등등.
그러나,
이야기 흐름이 억지로 해피엔딩을 향해가는 듯한 강박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연기 연출에서 디테일함이 부족하다. 다소 익숙한 소재와 전개,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어떤 강력한 장면이 없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김수안의 연기가 다소 과장스러워서 장면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는다. 김수안이 <감쪽같은 그녀>에서 할매 ‘말순’ 앞에 나타나 자신을 다짜고짜 손녀라고 소개하는 12살 ‘공주’역을 맡아 찰진 부산 사투리와 나이답지 않게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평온했던 할매 ‘말순’의 일상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공주’의 당찬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위해, 힘을 빼야 하는 부분에서도 강약을 조절하지 못한, 의욕이 넘친 연기 때문이리라 여긴다. 이것은 이 어린 배우가 경력이 쌓이고 세월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순화될 부분이라 기대한다.
그래도,
이 영화 나문희 배우님에 대한 팬심으로 보면 어떨까. 노년의 에너지와 열정을 과하지 않게 쏟아내고 있는 노배우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서 말이다.
영화 포스터로 만든 <감쪽같은 그녀 - 추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