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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Dec 25. 2018

[영화 리뷰] 마약왕 '송강호의 1인극 같은 씁쓸함이.

기대에는 못 미쳤으나 시대극이라는 점에서는 연출이 좋았다.

[영화 리뷰] 마약왕 '송강호의 1인극 같은 씁쓸함이...'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기대에는 못 미쳤으나
시대극이라는 점에서는 연출이 좋았다.


이 영화는 1970년대 후반 마약을 수출하며, 한국 경제 산업 역군이 되었던 이두삼의 일화를 바탕으로 엮은, 생선 비릿내 같은 역겨운 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중심 서사로 다루고 있다. 



개처럼 돈을 벌어서, 정승한테 갖다 바친 한 생애의 남자와 그 시대의 이야기는, 


그 대가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의 마약을 창출하고 나름 한국의 70년 후반 경제를 부흥시킨 특이한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 주기도 한다. 



"돈은 개 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게 아니라 정승한테 쓰는 것이다"


라며 눈치 빠르게 한 세상을 살았던 이두삼의 생애는, 그런 괴물을 양산할 수 밖에 없었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개봉일: 2018.12.19


관람일: 2018.12.22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소진


감독: 우민호_ 내부자들(2015, 범죄, 드라마)






>> 영화 속으로 



배경은 1970년대 후반, 부산이다. 


투박한 부산 사투리를 유창하게 쓰는 배우들, 엄청 많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어떤 배우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기억에 재생되지를 않는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건 이두삼 역할을 하는 송강호의 연기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장면의 모든 빛과 에너지를 흡수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변호인>, <밀정>, <택시 운전사> 등을 보면, 그 이야기 속에 송강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보인다. 함께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여기 <마약왕>에서는 심지어 <관상>에서 환상의 찰떡 케미를 보였던 조정석과의 연기합도 물과 기름처럼 겉돌기도 한다.


오히려 송강호와 부인 역할을 했던 김소진과의 합이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김소진이 아주 시원한 입담과 함께 송강호에 뺨을 때리던 장면과 배두나에게 쳐들어 갔다가 신나게 깨지는 장면 등이 실감나고 재미가 있었다. 



그외의 인물들은 송강호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소멸되는 장면처럼 느껴진다. 


후반부부터는 송강호 배우의 1인극(모노 드라마)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그리고 결말에서. 송강호가 자신에게 총을 쏘는 장면. 거기서 딱 멈추었더라면. 


그 뒤의 얘기는 에필로그 또는 나레이션 처리를 했더라면 더 나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조정석은 유행어 하나 또 제조한 것 같다. 


"장숙이"... (여관) 장기 투숙해서 낳은 애... 장숙이 .. 


애드립인지 대사인지 알 수가 없다. ㅎㅎ 그는 현실감이 넘치는 대사가 빵빵 터지는데. 여기서도 꽤 다혈질이 넘치는 검사 역할이다. <관상>에서의 송강호와의 찰떡 케미는 조금 덜했지만. 나름 평타는 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송강호의 독무대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배두나. 워낙 패셔니스트로서 각광받는 인물이었지만. 나이가 들어도 그 패션 감각은 거의 활어 수준이라는 느낌이다. 정말 멋진 배우이다.



>> 영화관을 나서며


<마약왕> 연말에 큰 기대를 했던 작품이다. 그런데 그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러나 배경- 1970년대말, 부산-에 대한 재현은 나름 볼 만했다. 시대극다웠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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