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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Dec 30. 2018

[영화 리뷰] 내 남자의 이중생활

결국은 사랑이다, 가정을 지키려는 남자의 몸부림이 치명적이다.

[영화 리뷰] 내 남자의 이중생활 (독일, 2015)


결국은 사랑이다, 가정을 지키려는 남자의 몸부림이 치명적이다.



개봉일: 2015.05.18

관람일: 2018.12.30

주연: 토벤 카스텐스, 카탈린 본, 게르하르트 모어

장르: 스릴러, 청소년 관람불가



12월 연말의 한적한 일요일 오후  Btv에서 영화를 검색한다. 일단 무료 영화를 찾는다. 

<내 남자의 이중 생활>이라는 제목에서 일단 여자의 시점에서 스토리가 전개될 것 같다는 예감에 끌렸고. '이중생활'이라는 단어에서 은밀한 사생활과 성적인 매력이 있을 것이라 믿고 관람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런 제목이 풍기는 호기심은 겨우 이십 여분이면 끝이 난다. 이야기는 묘하게 정치적인 스캔들과 상류 사회의 부당한 거래 등으로 확장된다.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다. 왜 그렇지?

영화 초반이 조금 지나면서 그 이유가 밝혀지는 셈이다. 


남자 주인공의 직업은 변호사다. 물론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변호사 자격이 박탈된 상태이지만.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아주 유명하고 잘 나가는 로펌에 취직했던 다비드는 내부고발자가 되어 해직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아내에게 감춘 채로 거짓 생활을 시작한다. 상류층, 돈 많은 여자들에게 밤마다(또는 며칠씩) 몸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 


다비드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을 떠나고 아버지가 자살을 했던 불우한 시절을 겪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정과 사랑을 지키려는 것에 남다른 집착을 지니고 있다. 

그런 집요한 마음이 비뚤어진 욕망을 키웠는지 모른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책을 찾았더라면. 그러나 영화는 그렇게 평범하게 전개하지를 않는다. 


 다비드는 결혼 후 아기가 태어난 상황에서 아내에게 자신의 해고 사실을 고백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정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고. 헤어나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다가 거액을 주는 고객이 나타났고. 그는 동성애적인 성행위를 원하는 남자다. 그런데 그 남자는 환경부 장관이자 상원의원의 남편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다비드와 그의 일행은. 그 일을 통해서 거금을 벌어 보려고 일을 벌인다. 그러나. 


그런 협박이 통할 리 없는 거물급들에게 걸리고 만다. 그녀와 파트너 관계에 있던 그 사람들은 킬러를 고용하여 사진사와 에이전시는 죽이고 다비드를 협박한다. 다비드의 가족을 빌미로 협박하면서 그를 역으로 그들을 위해 일하게 만든다. 다비드는 비밀 장부를 빼돌려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이래저래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되는 다비드이다. 솜씨 좋게 그들을 위해 몇 차례 일을 한다. 그러나. 결국은. 

모든 것이 들통이 나고. 아내가 납치를 당한다. 이제 끝이다 하는 상황에 이른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가. 그는 변호사 출신이다. 머리가 아주 비상했던 변호사 출신이다. 


반전을 도모하는 다비드. 밤마다 만났던 고객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던 여자(나이가 든 미망인)로부터 자료를 얻게 되는데. 그게 여자의 남편이 모아두었던 기록들이다. 그것이 그를 살릴 무기가 되는 셈이다. 그는 예전 같았으면 그것을 거액의 돈을 받고 팔았을텐데.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한다. 


작품의 주제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독일의 영화도 프랑스 영화처럼 대사를 많이 생략한다. 그래서 끝까지 봐야만 그 주제를 알 수 있다. 

10개월 후 엔딩 장면에서. 다비드와 아내는 심리치료 병원에서 조우한다. 서로를 바라 보는 눈빛에서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이해와 화해의 눈빛. 그 위로 안도의 미소가 살짝 보이고. 

끝은 해피엔딩이다. 결국은 사랑이다. 그래서 고마웠다. 


아, 또 하나. 주인공 다비드의 모습은 참으로 서늘하고 창백해 보인다. 때론 냉철하고. 그런데 그것이 섹시함을 어필하는 장점인 것 같기도 하다. 남자 주인공 두어 시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 나쁘지 않다. 

극장에서 개봉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흥행에서는 실패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집에서 가볍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 결말의 엔딩 장면도 사랑스럽고 좋았다. 여기서 사랑스럽다고 표현한 것을, 다른 이들은 크게 공감하지 못할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비드와 아내의 모습이, 부부라는 시점으로 봤을 때 대견하고 사랑스럽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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