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아 Jun 27. 2023

비우고 채우기

언니에게 보내는 다섯 번째 편지

언니 오늘도 안녕!


새로운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면 먼저 그 안에 이미 들어있는 것들을 비워내야 한다

언니의 말이 너무 와닿는 오늘이었네. 사실 난 정리 정돈에는 영 소질이 없어, 혹은 게으르거나.. 내 사진첩 어딘가 있을 작년 크리스마스 사진을 꺼내려고 하면 몇번을 스크롤을 해야하는 지 몰라. 해야지 생각만 하면서 매번 나는 미루던 일인데, 언니가 날을 잡고 사진을 정리하고 비운 곳에 새로운 추억들을 잘 정리해 쌓아뒀다니 정말 언니의 실천력에 또 반하는 바야! 나한테도 이번 달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 보스턴의 추억을 예쁘게 잘 정리해서 보관하기


사실 돌아온 내 일상은 비워내기의 연속인거 같아. 이사가 일주일도 안남은 지금 이 시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비워내고 있는지 정말. 집만 하더라도 두 사람이 살면서 왜 이렇게 짐이 많은지. 이사 정리를 하면서 내가 이런 물건도 가지고 있었나 새삼 놀라기도 하고, 완전 잊고 있던 물건들을 보면서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쓸대없는 물건을 그만 사야겠다는 반성까지 하고있어.)


사실 정 들었던 이 곳을 떠날 생각에 조금 마음이 뒤숭숭 하기도 했는데, 언니의 비로서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이 지금 나에게 너무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 내가 여기서 보냈던 소중한 시간들은 잘 정리해서 보관하고, 새로운 자리에는 새 경험들은 또 차곡차곡 쌓아가면 되는 거겠지? 사실 설레임과 묘한 떨림이 교차하는 요즘인데 열심히 비워내고(보관하고) 채워 넣어볼게!


언니 재밌는거 얘기해줄까? 내일은 남편이랑 우리가 같이 갔던 cape cod에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어. 바닷가도 그 주변 상점들도 너무 좋았어서 남편도 한번 와봤으면 해서. 간 김에 거기서 점심도 먹고 올까해!

같은 장소지만 다른 느낌이 들려나 궁금하기도 해.. 내일 다시 알려줄게!


매거진의 이전글 실례합니다만, 제 인생인데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