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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 모두의 언니 Jun 20. 2023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삶

동생에게 보내는 다섯 번째 편지

  나아야! 요즘 보스턴 날씨는 정말 최고인 것 같아. 물론 아직도 5월 치고는 너무 추울 때가 있기도 하고, 한국의 5월보단 많이 움츠려드는 것은 사실이야. 그래도 너무 길게 이어져 오던 보스턴의 겨울이 끝나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렇게 설렐 수 있는 일인가봐!


 나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화창한 날씨를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네, 나는.

보스턴의 화창한 5월, 이제야 슬슬 봄이 온다.


 어제는 하루종일 사진첩 정리를 했어. 미국에서의 일상을 올리는 브이로그 유튜버('방랑하는 언니 외국생활기')로 지내다보니 조금만 기간이 지나도 컴퓨터나 핸드폰 용량이 금방 다 차버려. 확실히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 게다가 300GB가 넘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사용하고 있는데, 어제는 그 것마저도 용량이 가득 찼다는 메세지가 뜬 것 아니겠니.


 사실은 클라우드 300GB 안에는 내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10여년간의 모든 추억들이 다 담겨있어.  한 때 도피처로 생각했던 국내와 해외 여행의 추억들, 사랑하는 이들과의 순간, 열심히 살았던 흔적들까지.. 그저 쌓아놓기만 했지 이 것들을 정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


 보스턴에 있는 동안 이 클라우드 자료들을 하나씩 정리해 볼 생각이야. 블로그를 쓰던,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던 정보성 자료들은 싹 정리해버리고 개인 자료들은 앨범으로도 만들어서 소중하게 정리해놓으려고 해. 그러는 동시에 미국에서의 새로운 추억들은 잘 쌓고.


 새로운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면 먼저 그 안에 이미 들어있는 것들을 비워내야 한다고 하잖아. 공교롭게 타이밍이 딱 맞은 듯 해. 어제는 미국에서의 반 년이 넘는 시간들을 싹 다 정리했어. 이제 오늘부터는 조금씩 과거 자료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볼거야.


 가끔 재미있는 사진이 있다면 이 교환일기에 공유해보도록 할게. 찌질한 모습은 언제 봐도 재밌지 않니?흐흐

나아도 이런 비밀 앨범이 있는지 모르겠다. 있다면 정리를 잘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

 

 미국에 있는동안 우리 함께, 열심히 비워내고 열심히 채워 넣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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