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보내는 여섯 번째 편지
나 남편이랑 cape cod에서 돌아오는 길에 필요한 용품들을 좀 사면서 내가 뭘 샀게?
결혼 6년차 난생 처음 "꽃무늬" 이불을 사봤어!! 완전 핑크핑크 한 녀석으로다가 말이야. 심지어 어렸을 때까지만 분홍색을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오늘은 뭔가 신선한 변화를 주고 싶었던거 같아.
지금 우리가 쓰는 침대 베딩은 아주 기본적인 하얀색이거든. 뭔가 나도 모르게 남편이랑 같이 쓰는 이불은 중립적인 색깔이어야해 - 라는 마인드를 품고 있었던 거 같아. 장난반 진담반인 느낌으로 분홍색 꽃 이불을 사야겠다고 남편한테 말했더니 흔쾌이 그러라고 하더라고. 정작 남편은 이불이 분홍색이든 하얀색이든 상관 없는 사람이었는데, 나 혼자 분홍은 안돼! 꽃은 안돼!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 같아 뭔가 새로운 걸 깨닳은 마냥 기분이 이상하더라.
은유법 마냥 꽃무늬 이불 같이 우리 인생에도 나는 이래야만 해! 너는 이렇게 해야만해! 하고 규정지어 놓은 부분이 있겠지? 정작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어떻게 해도 아무 상관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별거 아니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곳에서 깨닳은 오늘의 느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