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워킹맘 13

by 나브랭

출근이 일상이 되었다. 아침에 출근을 준비하면 아기는 가만히 나를 쳐다봤다. 울지도 않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를 눈으로 바쁘게 좇았다. 아빠가 출근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엄마의 출근도 받아들이는 듯했다. 이부자리를 개고 화장실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는 내 모습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내가 없는 낮 시간에 아기는 현관문을 바라본다고 했다. 저기로 아빠가 사라지고 할머니가 나타나고 엄마가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하루 종일 할머니랑 놀다가도 현관문을 그렇게나 바라본다고 했다. 그러다가 엄마가 들어오고 할머니가 없어지고 아빠가 들어온다. 아기에게도 일상이 되었다.


아기는 이제 7개월이 되었다. 엉덩이를 번쩍번쩍 들고 배밀이를 준비하는 듯 보였다. 몸을 쓰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아 어설퍼보이지만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엄마가 움직이는 모든 장소에 눈을 두고 있었다. 내가 뒤돌아보면 아기는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의 끝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다.


아빠와 엄마가 둘 다 집에 있는 주말이면 아기는 가장 먼저 일어나 나를 내려다보곤 했다. 오늘은 왜 엄마가 움직이지 않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내 몸을 타고 빙글빙글 돌았다. 아빠도 있는데 꼭 이럴 때면 내 옆에서만 뒤척였다. 온몸으로 비비적대며 나와 붙어있으려고 했다.


아기에게는 주말이 비일상의 순간이었다. 엄마의 출근을 대하는 아기는 엄마가 느긋하게 집에 있는 것이 특별한 일이 되었다. 달력을 꺼내 공휴일을 찾아봤다. 올해는 추석 연휴 이후에 내년까지 공휴일이 없다. 남은 연차를 머릿속으로 바쁘게 계산해봤다. 내가 직접 선택한 직장생활이 갑자기 막막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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