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원의 휴직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근무하기 위해 계약직을 채용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얌체 같은 일부 행태에 화가 난다.
A는 10개월의 계약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고용되었다. 계약기간에 맞게 일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회사에서 업무 특성상 미리 출근해서 인수인계를 받아달라 요청했다. 인수인계의 기간을 포함해서 업무계약을 하면 되는데 회사에서는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싫은 소리 못하는 A는 묵묵히 회사의 지시대로 수당도 받지 못한 채로 계약기간보다 미리 나와서 업무를 시작했다.
10개월의 근로기간 동안은 사실 납득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다. 계약직에게 맡기기 어려운 업무가 주어졌다. 그냥 통상적인 업무 배정이라기에는 과다한 정도였지만 A는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A의 근로계약 만료일이 다가왔으나 맡은 업무는 끝나지 않았다. 아마도 누군가가 이어받겠지만, 업무의 특성상 퇴사 이후에도 A가 불려 와야 할 상황이 발생할 것임을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알았다.
10개월의 근무기간 때문에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성과급 평정 대상에서도 누락된다. A는 그래도 실업급여라도 받는다고 조용하게 말했다. 너무 화가 났다. A 없이는 업무가 금방 마비될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복직하게 될 정규직원은 분명 자기가 한 일이 아니니 업무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고 딱 잡아뗄 것이 명확했다. 누가 봐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 정규직원은 기가 막히게 설 상여금에 맞추어 복직을 한다. 당연한 권리라지만 화가 나는 것은 나 또한 계약직이기 때문일까. 얌체 같은 사람이 너무 꼴 보기 싫다. 이런 얌체 짓을 묵인하고 있는 회사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신분이 늘 불안하다. 매년 고과 시즌과 평가시기가 다가오면 마음이 시리다. 그리고 분노한다. 정규직원과 퍼포먼스가 다른 것도 없는데 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몽땅 떠맡고 있는 건 계약직이다. 정규직원들이 내년도 업무분장을 떠드는 것을 듣고 있자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사실 A의 업무는 매년 계약직원에게 떠맡겨진 역사가 있다. A가 퇴사하고 정규직원이 복직하게 되어도 그는 A의 업무를 하지 않을 것이다. 매번 새로운 계약직원을 찾아 떠넘겨지는 일이었다. 그게 회사의 가장 중요한 일정 전반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게 문제일 뿐이었다. 아무도 하기 싫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정규직은 모두가 그 일을 기피했다. 매년 취업이 급한 계약직은 찬물 더운물 가릴 것 없으니 아무렇게나 소모될 뿐이었다. 누가 알아주기나 할까. 괜히 서럽다.
A에게 퇴사 이후로는 회사 연락을 받지 말고 잠수해버리라는 말로는 분노가 해소되지 않는다. 괜히 열 받고 속상하다. 닳고 닳아버린 빠꼼이 계약직원에게는 감히 말도 못 꺼낼 만큼의 얌체같은 짓이다. 회사의 시커먼 속이 보이는 행태에 화가 난다. 착해고 순한 사람은 기가 막히게 알아보고 최악의 업무를 떠안겨버리는 상황이 밉다. 너무 속상해서 내가 대신 버럭버럭 화냈지만, 바뀌는 것은 없을 터였다. 괴롭다. 계약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