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건강 살피기
한 치의 의심 없이 난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이 찾아와도 비교적 짧게 머물다 가는 편이라 본래의 나의 모습, 그러니까 평온한 감정 상태로 금세 돌아오곤 했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습관처럼 읊조리던 말도 "이 또한 지나가리"였다.
소용돌이치듯 어지러운 감정들이 찾아오면 그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왜 우울한지, 왜 슬픈지, 왜 자책하는지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이유를 살폈고 보듬었고 달래서 보내주곤 했다.
아무 이유 없이 찾아왔을 리 없는 감정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스스로 나의 마음을 건강하게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얼마 전 갑작스럽게 수습해야 하는 감정이 찾아왔다.
슬픔인지 분노인지 공허함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왜 미리 알아채지 못했을까
왜 이런 일은 나에게만 생기는 걸까
하며, 반복적으로 스스로를 탓하며 원인을 찾았다.
늘 그랬듯 솔직하게 마주하고 이유를 찾고 빨리 털어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이 앞서 아물지 않은 상처에 생채기를 내며 서둘러 판단했고, 결론을 내렸고, 황급히 떨쳐냈다.
그렇게 충분한 애도 없이 떠나보낸 감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내 주위를 맴돌며 방심한 틈을 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이유 없이 화가 났고 이유 없이 슬펐으며 이유 없이 멍해졌다.
웃음이 사라졌고 내내 어두웠다.
별거 아닌 일에 짜증이 났고 툴툴거렸다.
그제야 알아챘다.
아, 나는 여전히 아프구나.
내 마음은 아직 회복이 안 됐는데 내 멋대로 괜찮은 척 떨쳐냈구나.
미안했다.
많이 아팠을 텐데 온전히 돌봐주지 못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행복한 감정, 즉 긍정적인 감정의 범주를 벗어난 감정들은 이렇게 홀대받으며 내쫓기기 십상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깨끗하게 아물 때까지 기다려줬더라면 아마도 더 단단해졌을 텐데 말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하는 자세
누구에게나 빈번하게 찾아오는 부정적인 감정들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 건강을 살피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잘 보살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회피하지 말고 매몰되지 말고
건강하게.
나 역시 더디고 힘들더라도 온전히 받아들여 충분히 머물게 하련다.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내 감정들을 애도해 볼 생각이다.
이왕이면 스스로의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