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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힘

뭉쳐야 산다_집안일 역할 나누기

가족이란 무엇일까?


아이들과 집에서의 생활이 늘어나면서 깊은 생각의 골짜기로 들어가 고민하게 되었다. 그간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언제든 독립할 수 있도록 힘을 기르자고 누누이 말해왔고 실천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더 나쁘다. 엄마의 역할은 종일 밥과 간식만 해도 하루가 금세 지나가니 다른 것은 눈을 돌릴 수도 없다. 집에만 있으면 집안 곳곳 어질러진 것을 정리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도 못한다. 아니 오히려 더 어렵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간식을 찾고, 금세 점심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두 녀석 모두 한참 먹어야 하는 사춘기라 그런가? 먹은 것이 다 어디로 가는지 온라인 강의로 움직임이 적은데도 먹는 것은 여전하다.


내가 강의 나갈 때는 힘이 들면 간혹 외식하며 한 끼 밥상 차리는 수고를 덜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을 가기도 조심스럽다. 강의도 셧다운 되고 외출할 일이 없으니 그나마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가끔 한 번씩 욱 하는 마음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대로 지내다가는 내가 먼저 튕겨나가게 생겼다. 아이들에게도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 내 모습이 그리 아름답게 보이진 않을 것 같다.


나의 고민을 말했다.

"엄마도 외식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밥을 한 끼씩 굶으라고 할 수도 없으니 엄마가 힘든데 어떻게 할까?" 아이들이 답하지 않아도 답은 뻔했다.

"엄마, 뭘 하면 돼요?" 역시, 눈치 빠른 딸아이가 먼저 묻는다. 나는 이때다 싶어 엄마가 밥을 하는데 설거지 까지는 힘들다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한 번씩 설거지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빨래도 그렇다. 엄마 혼자 하면,

1. 빨래 세탁기에 넣기

2. 세제 넣기

3. 세탁기 작동시키기

4. 세탁된 빨래를 건조기에 넣기

5. 건조기 작동시키기

6. 건조기 끝난 후 먼지와 물 비우기

7. 각자의 방에 빨래 접어서 넣어주기.      

많이 더러운 양말은 애벌빨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순서가 있다. 각자 역할을 나누면 1,2,3은 엄마가 하고 4,5,6은 아이들이 하고 7은 각자 하면 되니 엄마의 수고도 덜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서 그 시간에 글을 쓰거나 다른 것을 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집 콕 생활 뭉쳐야 산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아이들과 역할을 나누고 엄마가 요청할 때면 함께하자고 했다. 역할 나누기는 식사를 준비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숟가락, 젓가락은 둘째가 식탁에 놓고 첫째는 밥을 그릇에 담고, 남편은 국을 떠서 각자의 자리에 놓아준다. 엄마는 준비한 반찬을 놓는다. 식사를 차리는 일을 엄마가 혼자 한다면 식탁과 주방, 냉장고를 몇 차례나 오고 가야 하는 일이지만 가족이 함께 역할을 나눈다면  빠른 시간에 식사 차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역할을 강조한다면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불평도 나오게 된다. 가족이 하루 종일 함께 있는 주말에 활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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