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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되니 감사할 일이 많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어언 7개월이 되어 갈 즈음이다. 광복절날 브런치에 쓴 내 글이 광복(브런치를 벗어나 Daum 포털에 게시)을 외쳐 30만 누적 조회수에 이를 때다. 이슈를 분석해 보니 집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나는 2억을 포기했다. 그리고 행복을 선택했다"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이다.

공모전에 응모할 생각으로 브런치 북을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퍼 올리며 글쓰기를 했더니 몸도 마음도 모두 비워졌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결과는 브런치 고수 작가들의 수상작품 발표로 고배를 맛보았다.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으로 아쉬운 마음과 허전한 마음 둘 곳 없어 힘들어하고 있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에 나올법한 일이 일어났다.

#에피소드 1. 브런치 작가 되니 고기가 생겼다!
"요리하고 꿈꾸고야! 그동안 글 쓰느라고 힘들었는데 애들이랑 삼겹살이라도 사 먹어. 고 작가 글 읽으면서 우리 부부가 치유가 많이 됐어."라는 문자와 함께 현금이 입금되었다는 은행 문자가 짧은 시차를 두고 들어왔다. 늦은 밤이고 새벽이고 글을 발행하면 제일 먼저 라이킷을 눌러주는 언니 부부의 문자였다.

와우! 이게 웬 떡인가?
아니 삼겹살인가?
내 글에 위로를 받았다며 삼겹살을 투척해 주는 팬이 생겼다. "감사합니다"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외치고 나니 이유가 궁금했다. 이유인 즉 글을 읽으며 위로가 되었단다. 자기만 힘든 인생 사는 줄 알았더니 고 작가 부부도 힘든 과정을 견디며 살아냈다는 생각에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에피소드 2. 브런치 작가 되니 꽃이 생겼다!
공모전 응모한다고 밤샘하며 글 쓰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던 지인이 글 쓰느라 고생했다며 '하이 캔디'라는 콜롬비아 장미를 선물로 보내 주었다. 공모전 응모 마감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꽃이 도착했다.
핑크 빛 그라데이션이 예쁘고, 꽃송이가 고사리손 주먹만큼 큰 장미였다.
'세상에 이 얼마 만에 구경하는 장미던가?'

장미 하면 남편이 선물해 준 신문지에 싼 장미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고급진 장미도 있구나! 감탄에 감탄을 하니 남편이 관심 없는 척한다. 음 괜히 부러운 거죠. 본인이 못해 준걸 받아 들고 기뻐하는 아내를 보고 있자니 짠한 그 마음 안다.

자꾸자꾸 눈길이 가는 장미를 바라보며

삶의 소중함, 나의 소중함,

나를 둘러싼 많은 분들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되었다.


#에피소드 3. 브런치 작가 되니 고급 커피가 생겼다

글을 쓸 때 커피를 마시면 없던 글감도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유독 나만 그런 걸까? 아니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작가도 있을까? 늦은 밤일지라도 커피를 홀짝 거려야만 커피 향 머금 듯 글감이 송골송골 솟아난다. 고 작가가 커피를 좋아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인이 때때마다 커피를 주신다. 고 작가가 좋아하는 블루마운틴으로, 직접 로스팅하는 수고로움과 핸드드립 하여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품고 있다가 준다. 그 정성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가능한 아껴 아껴서 깊은 밤 혼자 홀짝 마시며 글을 쓴다.


"아, 행복하다"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밤늦게 마시면 잠이 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시는 분도 있는데, 걱정 붙들어 매시라. 고작 가는 머리에 베개만 대면 잠이 든다.

지인이 준 블루마운틴 / 푸드코디테이션: 김찬주 / 사진: 고경애


#에피소드 4. 브런치 작가 되니 내 영혼이 치유되는 기적이 생겼다!

"브런치 하면 돈도 안 나오는데 뭐가 좋아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처음엔 "글을 쓰면 좋아요"라고 단순히 대답했었는데 영혼까지 끌어와 글을 쓰다 보니 극히 개인사 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읽어주는 독자가 생기고 내 글에 응원을 담은 댓글과 라이킷을 조용히 누르고 사라진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니 고맙고,
상처 받았던, 아쉬웠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지난날로 돌아가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면 몽유병 환자처럼 나도 모르게 과거의 어린 나로 돌아가 있었다.  
과거의 나를 쓰담 쓰담해주고, 안아주고, 함께 울어주고 나니 원망과 후회와 슬픔이 티끌처럼 조금씩 사라지고, 아름다운 글로 재탄생했다.


고난이 감사가 되고,
아픔이 영광이 되고,
고통이 인내가 되어 다시금 내게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글을 읽고, 쓰고 싶어서 글쓰기 플랫폼을 찾아 여기까지 왔더니 고기가 생기고, 꽃이 생기고, 커피가 생기며 행복한 관계를 풍성하게 느끼고 있다. 더불어 내가 새롭게 환생하는 순간이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며 글린이라 포기하는 이에게 이 글이 목표 설정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물질로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글 쓰는 소확행의 기쁨은 누릴 수 있음에 이 공간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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