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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은 처음이라... 생긴 일

책 출간은 처음이라서요...


"여보, 둘째 형님한테 문자가 왔어. 늦었지만 생일 축하한다고."

"형부 가요? 왜 그랬을까? 아직 당신 생일 아닌데?"

"그러게 말이야"

"형님이 착각했나 봐"

지난 토요일, 형부가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고 나와 남편은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는 출간된 책이 서점에 어떻게 비치되었는지 궁금한 마음에 토요일은 서울 나들이를 했다. 마침 강남 교보를 간다는 말에 근처에 사는 지인이 한 달음에 달려와 주었다. 책도 구입하고 사인도 받는다고 말이다.

그 넓은 서점 어디쯤 책이 꽂혔을지 무척 궁금했는데, 지인이 먼저 찾아서 내게 사진으로 위치를 알려주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책이 전시되어 있는 부모교육 코너로 갔다.

휴~ 그나마 다행이다. 책이 전면 책장, 신간 코너에 비치되어 있었다. 책이 평대에 누워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마음은 꼬리를 내리고 그나마 전면 책장이니 다행이다 여기며 기쁘게 인증사진을 남겼다^^

<용돈교육은 처음이지?> 그림작가인 딸과 함께 / 강남교보에 한달음에 달려오신 지인과 함께


출간된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위치를 확인하고 나니 부푼 마음은 한껏 상기된 채, 지인과 그간의 쌓인 이야기를 나누며 사인을 하고,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온 가족이 모두 갔기에 아이들도, 남편도 각자 보고 싶고 사고 싶은 코너를 돌며 도서관 쇼핑을 했다. 서점을 돌고나슬슬 배가 고팠지만,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식사를 하러 간다는 건 조심스러워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가족이 둘러앉아 엄마의 책 출간으로 인해 만나야 했던 사람들, 새롭게 마주하게 된 서점 나들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토요일 밤을 맞이 했고, 그간 밀린 일과 온라인 예배와 일정, 오일스테인 칠하기 등 여러 일을 소화하며 일요일을 채워갔다.

데크 오일스테인 칠하기 (전원 주택을 관리하기 위한 매년 가족행사다.)


출간은 내게 기존의 일+책을 알리는 일이 숙제처럼 남아있다. 책이야 출간했으니 사람들이 필요하면 읽겠지 뭘 그리 홍보를 하냐며 의문인 분들도 있을 테다. 하지만 책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다. 내가 밤을 새워가며 고생해서 세상에 내어 놓은 책이지만, 팔리지 않는다면 나를 믿어 준 출판사에 대한 미안함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요즘은 온라인에서도 쏟아지는 정보로 사람들이 책을 찾아 읽지 않기 때문에 입이 닳도록 홍보를 해야 한다. 이것 역시 출판사에서 나름의 마케팅을 하지만 작가의 인맥이 한몫한다. 인맥이라 하면 역시 SNS 홍보다.

수고한 남편과 아이들에게 첫 책 출간 기념으로 책과 함께 용돈을 선물했다.


책을 출간하고 보니 새로운 영역의 것이 보인다. 브런치에는 많은 작가가 책을 출간하지만, 정작 사람들에게 쉽게 잊혀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가의 책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한 사람의 인생과 역사,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지 못하고 잊혀 간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내 책이 이제 출간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아 다른 사람의 책을 알린다는 게 오지랖일 수는 있으나, 조금 더 노하우가 생기면 브런치 작가님들의 책을 소개하고 작가님을 강의로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더 구체화해 보고 싶다. 물론 내 책이 어느 정도 홍보를 마친 후 말이다.


전화로, 우편으로 지인들에게 인사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마침 화요일 책 쓰기 모임에서 나의 책 출간 기념식을 열어주었다. 코로나 시대라 사람들을 부를 수는 없고 수업이 있는 날이라 조촐하니 케이크 축하도 하고 사인도 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지난주 출간일에 이어 두 번째 출간 기념이었다. 이러다 출간 기념식을 몇 번이나 하게 될지... 지인들에게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 출간 기념식을 마치고 축하에 사용했던 케이크는 가족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맛있게 먹으라고 내 손에 들려주었다. 나는 오래 살다^^ 보니 이게 웬 호사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 글을 통해 출간을 기념해 주신 '누구나 아츠 대표님' '꿈꾸는 파티 대표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11.11일 누구나 아츠 <스페인을 입다>행사에 사용 하신 다며 주문해 주신 책 사인 (장소 제공:김찬주대표의 홈카페)

저녁에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또 한 번의 출간 축하 노래를 또 불렀다.

"출간 축하합니다. 출간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엄마(가족)의 출간 축하합니다. 와아~~~"

초에 붙인 불을 끄고 난 후,

강렬한 빨간색의 케이크 한 조각씩 나누어 먹고 있는데, 남편이 갑자기 생각난 듯 묻는다.

"그런데 내 생일이 며칠이지? 이번 주인가?"

"아니야, 당신 생일 11월이에요. 내가 표시해 놨는걸"

"그래?"

아이들은 아빠, 엄마의 주고받는 말을 들으며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그러다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수첩을 확인해 보니, 아뿔싸!! 남편 생일은 형부가 카톡을 주었던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오잉?음력 생일 이다보니 잘못 표기해 놓은거다.


케이크를 먹다 말고 아이들과 나는 다시금 노래를 불렀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빠의 생일 축하합니다. 와아~~~"

출간 축하를 위해 케이크를 들려준 누구나 아츠 대표 덕분에 얼떨결 남편의 지나간 생일을 축하했지만  바쁜 일정으로 이렇게 까맣게 잊고 지나간 남편의 생일이 못내 미안해 표정을 살피는데 서운한 표정이 역력하다. 아이고... 어쩌나... 결혼 17년 만에 남편 생일을 까맣게 잊고 지나친 건 처음이다.


"여보, 생일 못 챙겨서 미안해요. 지나갔지만 맛있는 생일상 차려 드릴게요ㅜㅜ"



밤을 새워가며 8개월간 정성으로 만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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