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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까?

카드 뉴스로 보는 단상

나는 무엇을 위해 살까?

내가 중학생 때 일이다.

한 번은 꽁꽁 얼어 동상이 걸린 발 때문에 난롯가에 다가가지 못하자 선생님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동상이 걸려 발이 가려워서 그렇다고 하니 나를 목사님께 데려갔다. 대뜸 양말을 벗으라고 하시더니, 꼬질꼬질 때가 낀 발을 아무렇지 않은 듯 만지며 이리저리 살피셨다. 시퍼렇게 멍든 듯 동상 걸린 발에 침을 놓는데 시꺼먼 피가 줄줄 쏟아졌다. 사모님은 옆에서 이렇게 될 때까지 어떻게 견뎠냐며 안타까워하셨다. 


죽은 피가 모두 빠지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가려움이 가라앉았다. 응급처치가 끝나자마자 부끄러운 마음에 양말을 얼른 신고는 교회를 빠져나왔다. 그 이후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나는 그 장면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피 섞인 가족도 아닌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보살펴준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나는 어떤 존재일까?

나는 어떻게 살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까?


내 안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의 끝에는 언제나 좋은 만남과 수없이 받아온 사랑이 있었다. 그것은 나를 있게 한 부모와 가족들로부터 시작해 이웃, 친구, 친척들, 학교와 교회, 사회에서 만난 인연들 덕분이었으리라. 


지구 상에 어찌 나 혼자 존재했겠는가? 나를 있게 한 이 지구 상의 모든 것이 감사하다. 


책 속 한 문장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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