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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매거진 ing: 매일 그날의 일기를 씁니다.
순간마다 찍어 놓은 사진이 빛도 없이 과거로 사라지는 것이 아까워서 짧은 글과 함께 오늘을 기억하며 기록으로 남깁니다.


주말이지만 아이들이 방학이라 특별할 것 없는 주말이었습니다.

남편은 출근시간보다 조금 늦게 연극 연습을 갔고, 아이들과 저는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챙기고 소소한 일들을 하며 하루를 보냈지요.


여느 토요일과 다름없이 둘째는 베이킹을 하고, 첫째는 나무를 이용해 이것저것 만들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둘째의 베이킹으로 즐거운 우리들


첫째는 갑자기 버리자고 했던 보조의자를 리폼해 보겠다고 가죽을 찾고, 연장을 가져옵니다. 더러워진 의자 커버를 벗기고 가죽을 씌워 뚝딱거리더니 새것처럼 만들어 놓았어요. 의자가 흔들거려 앉을 수 없었는데 못을 박아 고정을 해 놓았죠. 가죽을 씌우고 상판을 다리에 고정하기 위해 못을 박는데 동생이 오빠에게 묻습니다.


"오빠, 못을 왜 위에서 아래로 박아? 못이 보이니까 아래서 위로 박으면 되잖아."

"으응, 아래서 못을 박으면 가시방석이 돼"ㅋㅋㅋ(자신의 재치에 기특한지 웃으며 엄마를 봅니다:)


의자를 완성하고 연장을 정리하며 첫째가 동생에게 말합니다.

"동생아, 손좀 내밀어 봐"

"응?"

첫째는 동생에게 못을 쥐어 주고는 한마디 합니다.

"너 못 생겼어"

"아잉, 뭐야~"

첫째는 재밌다며 또 엄마를 보고 크크 웃습니다.


연장을 정리하고 난 뒤 잘못 박아 망가진 못을 보고는 중얼거립니다.

"못 쓰겠네ㅋㅋㅋ"

역시 자신의 재치가 기특한지 엄마를 보며 크크 웃습니다.


첫째의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말장난에 저는 엄지 척하며 같이 웃습니다. 정말 첫째의 말장난에 우울할 새가 없습니다. 저녁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으며 첫째의 이야기를 남편에게 합니다. 남편 또한 첫째의 말개그를 알기에 웃음 짓습니다.


저녁을 먹고 둘째가 만든 쿠키와 함께 커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여느 날과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오늘 하루 소소한 즐거움에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첫째가 리폼한 의자_19년째 쓰고 있는 화장대 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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