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갖기 전에는 검사 키트가 두 줄이길 간절히 바랐던 때가 있었는데 완전 상황 역전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3월 4일 CBS 김현정 뉴스쇼에서 오미크론 확산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미크론은 이 시대를 향한 '선물'이라고 말이다. 바이러스종의 힘이 약해져서 숙주가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고 죽는다는 거다. 그렇다고 종식은 아니라고 한다. 계절 독감처럼 우리 삶에 남아있을 거라는 거다. 지금의 시점을 산으로 비유한다면 현재 정상에 올라와 있고, 이제 차츰 내려갈 일이 남았다고 했다.
나 또한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는다. 이렇게 확산될 것을 왜 그렇게 방역을 강제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재천 석좌교수는 그랬기 때문에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었고, 역사에는 몇 명이 걸렸다 보다는 사망자가 얼마라는 숫자만 남을 것이라는 거다. 그나마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10~15년 걸릴 백신이 1년 만에 이루어 냈다는 것이고, 더 많은 사망자 없이 잘 건너올 수 있었던 것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성실히 임한 시민의식을 높이 샀다.
하지만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수는 없다고 했다. 약한 사람은 더 걸릴 수밖에 없고 앞으로 제2, 제3의 바이러스가 올 수 있다는 거다. 200년 과거를 돌아보면 바이러스는 20세기 20~30년에 한 번 주기였다면 21세기 지금은 2~3년 주기로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이 임계점을 넘어서서 신음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그의 저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에서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구의 역사 속 동물이 순간에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 우리가 환경을 파괴하는 생활을 계속한다면 우린 진정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록되고 말 것이다. 인간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일부라는 엄연한 사실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길 바란다.
코로나로 사람의 왕래는 줄어들었으나, 포장용기는 산더미처럼 쌓여 가니 제2, 제3은 언제나 올 수 있다는 말은 3살 꼬마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주말에 큰아이와 장 보러 가며 사용했던 비닐을 챙겨갔다. 아이가 왜 비닐을 챙기냐고 묻지도 않았지만, 나는 구구절절 비닐을 한 번이라도 더 재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비닐이 귀할 때 엄마는 시장에 다녀오면 비닐들을 물에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렸다. 그리고는 필요할 때 한 장씩 꺼내어 썼다. 비닐이 워낙 귀하다 보니 허투루 버려지는 것이 아까웠던 거다. 이런 엄마를 생각하면 부끄럽다. 지금은 멀쩡한 비닐도 구겨졌다는 이유로 버려지기도 하니 말이다. 엄마와 동시대를 살던 윗분들의 알뜰함 덕분에 건강히 잘 살아왔는데, 지금 시대는 자연의 환경 파괴로 내 자녀의 건강은 보장받을 수 없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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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건강하게 코로나 시대의 강을 잘 건너길 바라요.
이제 코로나 산 정상이고 내리막 길만 남았다고 하니 조금만 더 힘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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