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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까?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면서 이별은 다 아플 거라 생각했는데 아픈 만큼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마지막 천국 가시는 길 존경받는 아버지를 보며 나 또한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더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8월 27일 am11:54분

아버지가 하나님 품으로 가셨다. 전립선암 발견 후 1년 6개월을 호르몬 치료로 잘 지내셨는데 최근 4개월여 동안 병원을 오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들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아픔을 견뎌야 하는 고통에서 벗어났으니 자식 된 도리로 한없이 아쉽지만 아버지를 위해서는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으실 테니 감사하다.


임종 전 호흡조차 힘들어 턱 호흡으로 겨우 버티셨는데 마지막 꿈의교회 김학중 목사님 설교 말씀을 온라인으로 듣고 축복기도받을 수 있어서 은혜였다. 설교 마지막에 나왔던 찬양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보라>는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을 위로해 주는 듯 임종병실에 울려 퍼졌다. 한없이 슬퍼하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아버지에게는 천국소망 확신 주듯 가슴에 파고들었다.

https://youtu.be/89VgOqBruBk?si=CoYeKvROIPqFSk2V

"아버지, 광야 같은 이 세상 고생하셨어요. 이제 더 이상 아프지 마시고 천국에서 행복하세요.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잘 만나시고, 하늘나라에서 우리 또 만나요. 사랑해요"  


딸들과 사위들, 큰 손주, 동생부부(작은아버지)도 만나고 나니 아버지는 자는 듯 호흡이 멈추고, 맥박이 멈추며 평안히 눈을 감으셨다. 통곡 소리보다 아버지에 대한 감사 인사로 마지막 존경을 표하는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아버지가 10여 년 다녔던 시골 교회인 은빛교회에서 주관하여 장례예배를 해주셨고, 그 어떤 불평불만 없이 조용히 장례를 지낼 수 있었다.


발인인 화요일, 온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다소 걱정이 되었다. 20년 전 천국 가신 엄마와 합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엄마 묘가 있었기에 관을 묻는 하관식을 하기 위해서는 야외에서 1시간가량 식을 치러야 했다. 함께한 모두가 걱정하는 가운데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광야를 지켜주신 하나님이 아버지 마지막 가는 길도 지켜주세요' 기도하며 구름이 비를 막아주길 간절히 바랐는데, 놀랍게도 구름이 해를 가리고 비도 안 오고, 하관식 예배와 의식이 잘 끝난 후 참여해 주신 분들 점심 식사하고 나니 비가 쏟아지더라.

아버지의 천국 길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하나님의 은혜라 외치고 싶다.

아버지가 보고 싶지만,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면 눈물만 가득하다. 하지만 아버지 생전에 남겨주신 인사가 내게 말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천국에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하지 마라."하고 말이다.

아버지 우리 아버지로 살아주셔서 감사해요.

아버지 사랑해요~

아버지의 살아생전 모습

아버지 가시는 길 외롭지 않도록 조문해 주시고, 위로와 기도해 주신 귀한 마음들 잘 간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와 임종병실에서 마지막 들었던 말씀.

44분 30초: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보라> 찬양

https://youtu.be/GEzs8fVJ2II?si=0oP8FWLUN8hVFqQ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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