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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바라기 Jul 29. 2022

03. 한 발자국을 떼기 위해선?

우리가 살아온 인생에서 어느 하나 필요치 않은 경험은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간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신에 대해 탐색하고 알아가는 것보다는 성적을 잘 받는 것에 좀 더 초점이 맞춰있었을 것이다. 그 성적에 맞춰 대학이나 학과를 정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취업 또는 시험 등의 대중적인 길을 선택했을 확률이 높다.


에릭슨의 발달단계에 따르면 각 시기마다 주요 발달 과업이 있는데 청소년기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자아정체성’ 이 발달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그 단계를 놓치면 나중에 그걸 발달시키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학생들이 자아정체성을 마음 놓고 알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에 이 발달 과업을 뒤로 미루고 나중에서야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길이 맞는지와 같은 자아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 나에 대한 탐색은 뒤로 미뤄두고 눈앞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급급했던 것 같다. 수능이 걱정되었었고, 대학을 가고 나서는 진짜 먹고살아야 할 진로를 준비하느라 바빴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걸어온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이었든 혹은 그 길이 아니었든 어떤 방식으로든 나에 대해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방향의 길이 아니었으면 적어도 ‘난 이 길은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은 얻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살아온 인생은
어느 하나 필요치 않은 과정은 없다.


아이들에게 성적과 관계없이 너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임용고시를 준비했었다. 결국 임용고시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기간제 교사로 아이들 앞에 서서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스스로 나에게 주었던 상처가 얼마나 아픈지 알기에 더욱 난 아이들이 자신의 강점, 장점 등을 찾아주는 데 집중했다. 이런 경험들을 해나가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 코어를 찾아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핵심은 이것이다.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찾는 것은 어딘가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인 원석경험이라는 도구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삶을 꾸려나가야 한다. 그러니 어떤 도전을 하거나 경험을 시작할 때 이 길이 맞나 맞지 않나 불안해하며 시작하기를 겁내 하기보다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발자국들을 떼어도 된다. 경험이라는 도구를 다듬는다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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