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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창열 미술관을 다녀오다

현대미술은 생각하기 나름 그래서 생각할 게 많으면 참 즐겁다.

by 므므

명절 연휴 내내 제주에서 보낸 나는 지인의 추천으로 김창열 미술관을 다녀왔다.


현대미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작가의 개인적 감정과 직관을 중시하듯 관람자도 개인적 직관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상상하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예술이 밥은 안 먹여주지만, 감동은 먹여 주는 것 같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에는 고 김창열 작가의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나는 3가지를 느꼈다.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은 캔버스를 재활용하기 위해 물을 뿌려두었는데, 다음 날 아침 햇살을 받아 찬란히 빛나는 물방울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그 후부터 50년간 물방울을 그렸다.


첫 번째, 물방울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서 유화를 사용해서 스프레이로 그렸다는 투명한 물방울이다.


첫 번째 느낀 점,

"작은 물방울도 기억해 줘서 고마워. 나도 매우 작고 곧 사라질지 모르는 신념과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날 기억해 줘."

김창열의 1977년작 ‘7개의 물방울’/출처 : 서울경제DB(https://www.sedaily.com/NewsView/22H51AXJ7G?utm)

두 번째 물방울

스프레이를 사용해서 물방울을 표현했던 김창열 작가가 이 원료(유화)가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이후에는 캔버스에 그렸다고 한다.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자신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인본주의적 생각이다.

얼마 전에 영화 <하얼빈>을 보았는데 자신이 죽을 줄 알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 목숨을 걸었던 독립운동가들이 떠올랐다고 하면 너무 억지인가?

아무튼;;


두 번째 느낀 점,

"나 좀 봐봐! 나 솟아오르고 있어! 내가 너무 작아서 부서지고 공기 속으로 사라 질 줄 알았지?

나를 봐봐! 난 떨어지고 있던 게 아니야. 다시 튕겨져 솟아오른다고"

(사진 위쪽부터)‘Water Drops’(1986)와 ‘Recurrence’(1994)의 디테일컷/출처 : 아트조선)

세 번째 물방울

실제로는 왼쪽 하단의 물자국이 더 옅다.

다른 사람 사람들은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라서 최대한 눈에 담으려 했다.

이 작품 앞에서는 한동안 발걸음이 멈췄던 것 같다.

나의 욕망을 그대로 투영한 듯 해 짠내가 풀풀났다.


세 번째 느낀 점,

"내가 머문 자리야. 내가 여기 있었어"

김창열 작 '물방울'출처 : 제주매일(http://www.jejumaeil.net)


제주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김창열 미술관 방문을 추천하며 말타기 체험 보다 더 값진 시간이 되길 바란다.



<참고 자료>

[고 김참열 작가 연보]

- 초기 생애와 교육

•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출생

•194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입학

•1950년대 초: 한국전쟁 중 제주도에서 1년 6개월간 피난 생활

- 예술 활동 초기

•1957년: ‘한국현대미술가협회(현대미협)’ 창립 참여

•1960년대: 앵포르멜 계열의 추상 연작 ‘상흔’과 ‘제사’ 제작

- 해외 활동

•1965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 아츠 스튜던트 리그에서 판화 전공

•1969년: 파리로 이주

- 물방울 작품 시기

•1971년: 파리에서 물방울을 소재로 한 작품 시작

•1972년: 파리 살롱 드 메(Salon de Mai) 전에서 물방울 그림으로 데뷔

•1973년: 파리에서 물방울 그림으로 첫 개인전 개최

•1975년: 서울 현대화랑에서 개인전, 물방울 작품 국내 첫 선보임

•1975년: 신문 위에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

- 후기 작품 활동

•1980년대: ‘회귀(Recurrence)’ 시리즈 시작, 천자문과 물방울 결합

•1990년대: 천자문을 배경으로 한 물방울 작품 본격화

•2000년대: 다양한 색상의 배경을 시도한 물방울 작품 제작

- 주요 수상 및 인정

•1996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수상

•2004년: 프랑스 국립 쥐드폼미술관 초대전

•2012년: 은관문화훈장 수상

•201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 수상

•2017년: 제62회 대한민국 예술원상 미술부문 수상

- 말년

•2016년: 제주도 한경면 저지리에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개관

•2021년 1월 5일: 서울에서 별세, 향년 92세

- 김창열 화백은 50년 넘게 물방울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했다.

(출처 : 퍼플렉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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