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을 보내는 건 내년 4월을 맞는 일-인연이 그리하듯이...
해는 뜨고, 이내 또 지고
비가 오면 언젠가 그친다.
눈이 내려도 머물진 않는다.
계절은 지나고, 다시 돌아온다.
자연은 언제나 다음을 기약하며 살아간다.
마치 ‘안녕’이라는 인사가
‘다시 만나’라는 약속을 품고 있는 것처럼.
그래서 문득,
우리의 인연도 그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헤어짐이 끝이 아니고
떠난 이가 언젠가,
다시금 돌아오는 식으로.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우리 인연도 그렇게
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올해의 사월이
내년의 사월과 같지 않듯이,
떠난 그 사람은 다시 오지 않지만
어느 날,
전혀 다른 온도와 햇살로
우리 앞에 다시 도착할 테니깐.
잘 가 4월..
내년에 다시 만나자.
그땐,
조금 다른 내가
조금 다른 너를 반길 수 있기를.